한국일보

코로나 인력난에 한인은행 직원 몸값 올라

2022-01-06 (목) 12:00:00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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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오브호프 작년 3분기 15.6% ↑

▶ 역대급 호실적으로 임금 인상에 영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인력난에 한인은행들도 직원 몸값을 대거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이 올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임금 인상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 따르면 미주 최대 한인은행 뱅크 오브 호프는 지난해 3분기 직원 임금과 복지 혜택으로 총 4,701만 8,000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4,065만 9,000달러) 대비 15.6% 증가한 것이다.

1년 만에 직원 급여가 급등하면서 은행의 비이자지출에서 직원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라갔다. 2019년 3분기 뱅크 오브 호프 비이자지출 중 직원 임금 및 복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55.38%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62.27%로 1년 만에 7% 포인트가 증가했다. 사무실 렌트 비용이나 가구를 포함한 각종 집기 비용, 광고비 등과 비교했을 때 임금 비용 부담이 유독 늘었다는 의미다.


다른 한인은행들의 상황도 뱅크 오브 호프와 마찬가지다. 한미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직원 급여 비용이 1,879만 5,000달러로 전년 동기(1,719만 4,000달러) 9.3%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체 급여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퍼시픽시티 뱅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3분기 임금 상승률이 18.1%로 주요 한인 은행 중 가장 높았고 오픈뱅크도 12.54%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인은행들이 직원 몸값을 대거 올린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퇴직자 수는 453만 명으로 전월 대비 8.9% 급증했다. 이는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둔 것은 그만큼 이직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함께 나온 기업들의 11월 구인건수는 1,0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같은 달 퇴직자보다 숫자가 많이 경력이 있는 직장인들의 경우 이직이 손쉽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력난은 회사들의 임금 인상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민간 근로자 평균 임금 인상률은 4.6%를 기록했다. 한인은행들의 임금 인상률은 이보다 높은데 주류 은행이나 다른 한인 은행으로의 직원 이직을 맞기 위해 급여를 많이 올려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인은행들의 역대급 호실적도 임금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퍼시픽 시티 뱅크의 지주사인 PCB 뱅콥은 지난해 3분기 1,102만달러(주당 79센트)의 분기 순익을 발표했다. 이는 2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월가 평균 전망치였던 주당 59센트를 14%나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PCB 외에 다른 주요 한인은행들도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인은행들은 올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임금 인상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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