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단체, 회장 구인난에‘연임 카드’속출

2021-10-22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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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단체장 선출 시즌, 후보 줄줄이 고사에 애먹어

▶ 의류·봉제·섬유·세탁·건설협회 등 새로 뽑아야

경제단체, 회장 구인난에‘연임 카드’속출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는 가장 먼저 지난 5일 새 회장을 선출했다. 이날 조엘 김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조나난 박차기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부동산협회 제공]

LA 한인 경제 단체의 회장 선출 시즌이 다가오면서 각 단체별로 ‘차기 회장 모시기’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단체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데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선뜻 협회나 단체의 회장으로 나서는 후보들이 전무하다시피 하자 현 회장의 임기를 연장하는 연임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경제계의 현실이 ‘회장 구인난’이란 닮은 꼴로 재연되는 상황에 애를 먹고 있는 한인 경제 단체들은 ‘연임 카드’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바시장을 대표하는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와 미주한인봉제협회(회장 잔 리)는 올해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특히 한인의류협회는 리처드 조 회장이 이미 연임을 한 터라 새로운 회장 선출이 당면 과제다.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20일 정기 이사회에서 논의되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관례를 감안하면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현 리처드 조 회장의 추가 연임도 배제할 수 없다.

리처드 조 회장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사진의 생각”이라며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해서는 다음달 중순경이 되어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한인봉제협회는 현 잔 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업계의 관행이었던 ‘피스레이트’(piece-rate) 임금 산출 방식이 불법으로 규정되면서 봉제업계가 술렁이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를 맡겠다는 새 후보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최형노 현 이사장은 텍사스 공장 이전으로 차기 회장직을 고사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이사회에서 밝혀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미한인섬유협회(KATA)의 경우 현 김범철 회장이 내년까지 연임을 하기로 사실상 결정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물류난이 심화되면서 업계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 선출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이미 2년 임기의 회장직을 2번 연임한 김 KATA 회장이 내년까지 연임하면 5년째 회장직을 수행하게 되는 셈이다.

KATA의 김 회장은 “협회의 인프라가 많이 훼손되어 있는 상황이라 협회 활성화를 위해 1년 더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가주 한인건설협회도 이미 지난 6월 현 차정호 회장의 2년 연임을 결정해 내년 9월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게 되었다. 차 회장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후임 회장 후보 자원이 없다 보니 차 회장의 연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LA 한인무역협회(옥타 LA·회장 최영석)도 현 최영석 회장의 1년 연임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태다. 최 회장은 올해 말이면 2년 임기를 채우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협회 운영이 파행된 것을 감안해 1년 연임이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다음달 30일 열리는 총회의 인준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남가주 한인세탁협회(회장 김윤동)는 차기 후보를 아직 확정하지 못해 차기 회장 선출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협회 내부에서 올해 2년 임기가 만료되는 김윤동 현 회장의 연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본인이 강력하게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2년 전 발전위원회가 회장직을 대행하는 비상체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강일한)와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조엘 김)는 일찌감치 차기 회장을 선출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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