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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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증오나 혐오는 인류를 향한 범죄행위다

2021-09-13 (월) 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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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보도되는 인종 증오범죄는 이민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가슴을 서글프고 비탄에 빠지게 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을 겨냥한 범죄가 전체 범죄의 3/4이라니 아시안으로서 한인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인권운동가인 M.R. 킹 목사는 50년 전에 미국의 3대 사회악을 차별, 가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흑인지식인 W.E.B. 뒤부아도 그의 저서에서 ‘21세기의 문제는 피부색이라’고 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이 지난 8월30일 발표한 증오범죄 연례보고서에서 2020년 발생한 증오범죄는 전국에서 7,759건으로 나타났으나 실제로 신고나 보고가 안 되는 숫자도 더 있을 것이다. 유형별로는 인종이나 민족 혐오에 따른 범죄가 전체의 61.9%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성적 지향에서 오는 혐오가 20.5%, 그리고 종교적 편견에서 오는 혐오가 13.4%로 나타났다.


코비드-19 팬데믹 여파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공격행위가 전년도 158건에서 2020년 274건으로 73.4% 증가를 보였고, 흑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1,930에서 2,755건으로 42.7%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런 범죄에 대한 가해자는 55.2%가 백인이며, 아시안 가해자도 1.1%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 결과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미국 땅에서 유색인 혐오의 역사는 중국인 이민금지법(1882년)과 제한이민법(1924년), 2차 대전 후 일본인의 미국 거류민에 대한 부당한 강제수용 사건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이 산업화 과정에서 아프리카 흑인 노예무역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백인경찰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인사건과 R. 애런 롱의 한인여성 포함 8인 살인사건, 코비드 팬데믹 동안 아시안에 대한 혐오 급증이 이어지고 있어 아시안 학부모들은 신학기 개학도 두려워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에서 아시안들은 근면, 성실, 유능한 반면은 흑인은 ‘문제적 소수자’로 낙인찍어오면서 흑인들이 아시안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는, 흑백갈등의 이목을 돌리기 위해 흑인과 아시안의 갈등을 백인이 조장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1991년 한인여성 두순자의 흑인소녀 총기 사건을 발단으로 생긴 한흑 갈등의 시작과 로드니 킹 폭행사건에 의해 분노한 흑인들에 의해 자행된 1992년 4.29 폭동에서의 매스컴의 여론 몰이가 그 한 예이기도 하다.

다민족사회에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우선 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당당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교육한다. 또한 이웃과 더불어 친절하게 나누며 살면서 만일 협박이나 폭행을 당할 때에는 당당하게 맞서고, 필요시 바로 911에 신고와 구조 요청을 하여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인종적, 성적인 편견을 갖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 사랑, 배려 속에서 학생을 교육해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가 인재 배출과 정치력을 신장하여 언젠가는 한인 대통령도 탄생시키는 꿈도 가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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