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90.3%로 전 분기 대비 3.0%p 하락
▶ 예금고 증대가 대출보다 3.2%p 더 많아
한인 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예금이 대출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돈 가뭄’ 현상이 한층 해소됐다. <도표 참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1개 한인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1년 2분기(6월30일) 실적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는 308억4,742만달러, 대출은 278억4,946만달러로 예대율 90.3%를 기록했다. 전 분기인 2021년 1분기의 93.3%에 비해 0.3%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인 2020년 2분기의 92.9%에 비해서도 2.6%포인트 낮아졌다.
한인 은행권의 예대율은 2017년 4분기에 99.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최근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속에 SBA 론을 중심으로 대출 등이 늘었지만 한인 은행권의 적극적인 예금 유치 및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지원금과 실업수당 지원금 등에 기업과 개인의 예금고도 상승하며 예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로나발 경제활동 제한으로 인해 여행 등 정상적인 소비활동이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개인 고객들의 예금고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2분기 11개 한인은행들의 예금고는 전년대비 9.7%나 증가, 동 기간 대출 증가율 6.5%에 비해 3.2%포인트나 높았다.
전체 한인은행 예대율 하락에도 일부 한인은행들의 예대율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통상 은행들은 예대율을 감독국의 강력한 권고 수준인 95% 이하로 억제하고 있지만 11개 한인은행 중 5개 은행들의 예대율이 90%를 상회한다. 퍼시픽 시티 뱅크의 예대율이 96.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우리 아메리카(95.5%), 신한 아메리카(94.4%), 오픈뱅크(91.5%), 뱅크 오브 호프(91.4%) 순으로 높았다. 자산 규모가 작은 순위 8~11위 4개 은행은 70~80%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예대율 수준을 보였다.
감독국은 부실 대출에 대비, 은행이 충분한 예금고 확보를 통해 적정한 수준의 예대율 유지를 통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은행의 급작스러운 예대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대율은 높을수록, 특히 90%대를 넘을 경우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예대율이 80% 이하일 경우 대출에 소극적이고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95% 이상 또는 이에 근접하는 예대율은 너무 높아 이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다수 주류 은행들은 건전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80% 대에서 90% 초반 대 사이의 예대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들은 한인은행의 예대율이 90% 초반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더 많은 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예금고 확충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3분기에는 코로나 변이대출 확산에 따른 경제 불안감으로 예금 보다는 대출이 더 늘 수 있어 예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예금 유치가 대출에 비해 어려운 이유로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 등 경쟁 투자처에 자금이 몰렸고 ▲제로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이자 수익률이 증시 등 경쟁 투자처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며 ▲암호·가상 화폐 등에도 투자가 늘었던 점 등이 꼽히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예금고가 충분하다면 대출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85~90% 예대율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예금고 확충은 한인 은행권의 지속적인 공통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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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