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코로나 속 올림픽 개최 명분으로 ‘평화’ 메시지 강조할 듯
2021-06-26 (토)
▶ 바흐 위원장·코츠 부위원장, 히로시마·나가사키 동시방문 추진
▶ 대회 기간 ‘무력분쟁 중단 유엔 결의’ 발효하는 내달 16일 예정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세계 최초의 원폭 피해지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해 올림픽과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 증진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내달 9일께 방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칙에 따른 자율격리를 거친 뒤 올림픽 관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개막일(7월 23일) 전의 공식 일정으로 내달 16일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찾는 것을 일본 정부 측과 협의하고 있다.
그는 애초 히로시마 지역의 성화 봉송에 맞춰 지난 5월 방일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조치가 연장되면서 방일을 연기했다.
도쿄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5일 일본에 먼저 들어온 존 코츠 IOC 부위원장 겸 도쿄올림픽 조정위원장은 바흐 위원장이 히로시마에 가는 것에 맞춰 다른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를 방문할 예정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8월 6일과 9일 각각 미국의 원폭 공격을 받은 곳이다.
IOC를 이끄는 두 사람이 동시에 피폭지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일본 국내외의 비판론이 강한 것을 의식해 올림픽과 스포츠에 의한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대회 개최 명분을 부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바흐 위원장 등이 두 피폭지에 가려는 내달 16일은 유엔에서 채택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관련 휴전 결의가 시작되는 날이다.
유엔은 2019년 12월 총회 본회의에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 회원국의 무력분쟁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작년에 예정됐던 대회가 올해로 1년 연기되면서 결의안에 적시된 분쟁 중단 요구 기간은 도쿄 올림픽 개막 7일 전인 올 7월 16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인 올 9월 12일까지로 변경됐다.
교도통신은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는 올림픽 개최의 의의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 휴전 결의가 시작되는 날 히로시마로 가서 올림픽 운동의 기둥인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