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 11곳 작년 4분기 10만달러 이상 현황
▶ 제로금리 속 ‘코로나 불안’ 겹치며 현금 보유늘어…7분기째 하락, 전년비 16%↓… 예금고는 상승 대조

한인은행들의 고액계좌 규모가 코로나 사태 속에 미국과 한인 경제 침체와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달러 감소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인은행들의 적극적인 예금 유치 속에 장기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10만달러 이상 고액 예금계좌 규모가 완연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미국과 한인사회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고액 예금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달러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가장 최근 예금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분기(2020년 12월31일 기준) 현재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1개 한인은행에 예치된 10만달러를 초과하는 고액 예금계좌의 규모는 67억1,237만달러로 집계됐다. <도표 참조>
이같은 고액계좌 예금고는 그러나 전 분기인 2020년 3분기의 71억1,551만달러에 비해 5.7%(4억314만달러) 감소, 지난 7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70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인 2019년 4분기의 79억9,872만달러에 비해서는 16.1%(12억8,635만달러)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4분기의 경우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을 비롯, 11개 전체 한인은행의 고액 예금고가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지난 4분기 10만달러 이상 총 예금 67억1,237만달러 가운데 10만~25만달러 예금은 전체의 50.8%인 34억845만달러에 달한다. 25만달러 이상 예금이 나머지 49.2%인 33억392만달러를 차지했다.
10만달러 이상 고액예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자산규모 1위인 뱅크 오브 호프의 31억5,495만달러로 한인 은행권 전체의 거의 절반인 47.0%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자산규모 2위 한미은행이 11억6,594만달러(17.4%), 퍼시픽 시티 뱅크가 5억417만달러(7.5%)로 탑3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 아메리카(4억4,064만달러), CBB 은행(3억8,224만달러), 오픈뱅크(3억1,371만달러), 우리 아메리카(3억710만달러), US 메트로 은행(1억9,708만달러), 제일 IC 은행(1억4,325만달러) 등 9개 은행이 억달러 대의 고액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이같은 고액예금 감소에 대해 제로금리로 이자율이 낮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불안감을 느낀 많은 고객들이 CD나 머니마켓을 해지하거나 연장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4분기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는 288억8,504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54억2,841만달러 대비 13.6%나 증가했다.
한인은행들은 총 예금고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도 고액 예금 계좌 규모가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극히 드문 현상이라며 코로나19 여파가 고액예금 계좌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지난 3분기 현재 11개 한인은행들의 고액 예금고 67억1,237만달러는 11개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 288억8,504만달러의 23.2%에 달하는 것으로 한인들의 현금 선호현상이 여전히 강함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예대율이 여전히 90%를 훌쩍 넘는 등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한인은행들이 고객 예금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고액 예금 비율은 아직 타민족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인들의 뭉칫돈 예금통장 비율이 주류 사회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것은 ▲한인들의 예금을 통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여전하고 ▲한국으로부터 자금 유입이 성장세는 둔화되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한인들이 부동산이나 증시투자 등과 함께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에 분산 예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자산이 많거나 고수익 한인들의 경우 분산투자 원칙에 따라 주식, 부동산 등과 함께 은행 예치 현금 등으로 나눠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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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