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 코로나 속 예대율 큰 폭 하락

2021-04-13 (화)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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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 11곳 작년 4분기 94%로 전년비 4%p나

▶ PPP·SBA 대출 상승속 개인·기업 예금 늘어

한인은행 코로나 속 예대율 큰 폭 하락
한인 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예금이 대출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표 참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1개 한인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4분기(12월31일) 실적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는 295억6,097만달러, 대출은 277억8,400만달러로 예대율 94.0%를 기록했다. 전 분기인 2020년 3분기의 94.2%에 비해 0.2%포인트, 전년 동기인 2019년 4분기의 97.0%에 비해서는 4.0%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인 은행권의 예대율은 2017년 4분기에 99.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최근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분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속에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SBA 대출 등이 늘었지만 한인 은행권의 적극적인 예금 유치 및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지원금과 실업수당 지원금 등에 기업과 개인의 예금고도 동반 상승하며 예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로나발 경제활동 제한으로 인해 여행 등 정상적인 소비활동이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특히 개인 고객들의 예금고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4분기 11개 한인 은행들의 예금고는 전년대비 13.6%나 증가, 동 기간 대출 증가율 10.3%에 비해 3.3%포인트나 높았다.

통상 은행들은 예대율을 감독국의 강력한 권고 수준인 95% 이하로 억제하고 있지만 11개 한인은행 중 자산 순위 1~7위 은행들의 예대율이 일제히 90%를 상회한다. 특히 CBB 은행의 예대율은 100%를 넘어 100.3%에 달했다. 반면 자산 규모가 작은 자산 순위 8~11위 4개 은행은 80% 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예대율 수준을 보였다.

감독국은 부실 대출에 대비, 은행이 충분한 예금고 확보를 통해 적정한 수준의 예대율 유지를 통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은행의 급작스러운 예대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대율은 높을수록, 특히 90%대를 넘을 경우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예대율이 80% 이하일 경우 오히려 대출에 소극적이고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95% 이상 또는 이에 근접하는 예대율은 너무 높아 이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다수 주류 은행들은 건전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80% 대에서 90% 초반 대 사이의 예대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한인은행의 예대율이 95% 이하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예금고 확충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1분기에는 예금 보다는 대출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예금 유치가 대출에 비해 어려운 이유로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 등 경쟁 투자처에 자금이 몰렸고 ▲제로금리 시대로 되돌아가면서 은행 예금이자 수익률이 증시 등 경쟁 투자처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며 ▲암호·가상 화폐 등에도 투자가 늘었던 점 등이 꼽히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예금고가 충분하다면 대출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85~90% 예대율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예금고 확충은 한인 은행권의 공통된 지속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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