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없이 미래도 없다’…프랑스 여배우 누드 시위
2021-03-15 (월) 12:00:00
▶ 세자르 영화제 시상식서 극장폐쇄 지속 항의 차원

프랑스 파리 올림피아 콘서트홀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제46회 세자르상 시상식 도중 프랑스 여배우 코린 마시에로가 무대에서 나체시위를 벌이자 사회를 맡은 여배우 마리나 포와가 당혹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시에로의 등에는‘예술을 돌려주세요. 장!’이란 구호가 쓰여 있다. [로이터]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자르 영화상 시상식에서 한 여배우가 정부의 극장 폐쇄 조치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누드 시위를 벌였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사회적 거리두기 하에 열린 파리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배우 코린 마시에로(57)가 의상상 시상자로 나섰다. 그녀는 피로 물든 드레스 밖에 당나귀 의상을 걸쳐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갑자기 옷을 벗어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가 드러낸 알몸의 배 부분에는 영어로 “문화 없이 미래도 없다”라는 문장이, 등에는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를 직접 겨냥해 “장, 우리에게 예술을 돌려달라”는 문장이 프랑스어로 각각 적혀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정부의 극장 폐쇄 조치에 항의한 것은 마시에로 뿐만이 아니었다. 배우 겸 감독인 스테판 드무스티어는 각본상을 받으면서 “내 아이들이 자라(패스트패션 브랜드)에는 갈 수 있는데 극장에는 가지 못한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AFP 통신은 몇 달 동안 지속된 극장 폐쇄에 대한 좌절감으로 인해 연례 영화 축제인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격렬한 정치적 분위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극장 문을 닫아놓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수백 명의 프랑스 배우와 감독, 비평가, 음악인 등은 파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모여 정부의 문화예술 공연장 폐쇄조치에 대해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