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2021-03-1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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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32) 안동 하회탈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열렸던 하회별신굿의 일부 서낭굿 하회탈놀이에서 현재 남아 있는 9개의 하회탈들은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면(탈)으로 각시, 중, 양반, 선비, 초랭이, 이매, 부네, 백정, 할미 등 9개의 탈이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좌우 비대칭을 극대화해서 다양한 표정을 가능하게 한다. 하회마을과 그 이웃 병산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 진품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각시탈(공연자: 손영애)의 머리 모양은 우리문화에서의 하회탈의 고대성을 보여주는데, 부여 군수리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보물 제330호) 머리 스타일과 흡사하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하회탈놀이에서 파계승(중) 탈춤을 27년간 공연해온 김종흥 국가무형문화재(제69호, 제 108호) 이수자가 각시탈을 설명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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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탈 중에서 하층민, 특히 민중의 대변인역인 초랭이탈(공연자: 류종훈)의 특이한 얼굴은 무엇 하나 똑바른 것이 없다. 양반 쪽에서 보면 순종적으로 웃는 입매를 보이지만, 관중 쪽에서 보면 불만 가득한 속내를 표현하는 화난 입매를 보여준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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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에서 파계승(공연자: 김종흥)이 부네탈(공연자: 손성락)을 업고 공연하고 있다. 파계승, 선비, 양반이 다 같이 놀고 싶어 하는 부네탈은 입이 거의 막혀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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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에서 파계승(김종흥)과 부네탈(손성락)이 춤추며 공연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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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에서 부네탈(손성락)과 양반탈(공연자: 임형규)이 함께 공연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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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에서 부네탈(손성락)과 선비탈(공연자: 권순찬)이 춤추며 공연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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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에서 할미탈(공연자: 권영국)이 공연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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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하고 무서운 상상의 동물, 백수의 왕인 사자의 형상을 단순하게 한 주지탈 공연.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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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하나 똑바른 것이 없는 초랭이탈(류종훈)이 선비와 양반 사이에서 관계를 풍자하는 연기를 하고 있다. 9개 가면 중에서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움직이는 턱의 구조 탈을 갖고 있는 것은 양반탈, 선비탈, 중탈(파계승), 백정탈 등 넷뿐이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하회탈놀이에서 파계승(김종흥)의 공연 모습.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하회탈놀이에서 부네탈(손성락)의 공연 모습.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하회탈놀이에서 백정탈(공연자: 황영호)이 황소 불알을 들고 백정마당 공연을 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하회탈놀이에서 하층민, 특히 민중의 대변인 역인 초랭이탈(류종훈)과 이매탈(공연자: 김오중)이 공연하고 있다. 이매탈은 턱이 없다. 전설에 의하면 하회탈을 만들던 허도령이 턱 부분을 완성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각시탈(손영애)은 공연 도중 유일하게 땅을 밟지 않는 인물로, 인간이 아닌 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각시탈의 머리 모양은 우리 문화에서의 하회탈의 고대성을 보여주는데, 부여 군수리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보물 제330호 ) 머리 스타일과 흡사하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민속신앙 서낭신을 즐겁게 하는 하회탈놀이


1928년에 중단되었다가 1973년에 복원된 안동 탈놀이는 사회계층 간의 관계를 풍자하면서 사회적인 모순과 갈등을 표출시키고 완충시키며 한바탕 노는 경상도 안동을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900년 전인 12세기부터 이어온 전통적인 안동 하회마을 하회탈놀이에서는 다른 탈(mask) 들과는 다르게 섬세한 오리나무 목재로 만든 탈의 얼굴 표정이 정교하고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오리나무는 우리 문화에서 나막신, 악기, 그릇 등을 만드는데 쓰였는데, 안동 하회탈을 만드는 데는 그늘에서 2년 정도 건조한 목재가 쓰인다. 개울가에서 주로 자라는 자작나무과 나무를 5리(五里) 간격으로 이정표 삼아 심은 데서 ‘오리나무’ 명칭이 유래되었다.

탈(가면)을 쓰는 순간 사회계층 간의 경계를 거침없이 해학으로 넘나드는 하회탈놀이는 우리 문화에 남아있는 탈춤들 중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고려시대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현존하는 9개의 하회탈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데, 좌우 비대칭을 극대화해서 다양한 표정을 가능하게 한다.

9개의 탈 중에서 하층민, 특히 민중의 대변인역인 초랭이탈의 특이한 얼굴은 양반 쪽에서 보면 순종적으로 웃는 입매를 보이지만, 관중 쪽에서 보면 불만 가득한 속내를 표현하는 화난 입매를 보여준다.

초랭이의 입은 비뚤어져 있고 누구보다 높은 자존심은 높은 콧대로 표현되면서도, 코끝이 잘려나간 얼굴에서 턱은 고정되어 있다. 고정된 턱을 가지고도 공연 중에는 거침없이 양반, 선비, 파계승(중)의 위선을 지적하는 초랭이는 요즘으로 말하자면 “입은 비틀어졌어도 말은 바로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하는 언론인쯤 된다고 본다.

9개의 가면들 중에서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움직이는 턱의 구조를 갖고 있는 탈은 양반탈, 선비탈, 중탈(파계승), 백정탈 등 넷뿐이다. 반면에 파계승, 선비, 양반이 다같이 놀고 싶어하는 부네탈은 입이 거의 막혀있다.

우리 문화에서 여자가 시집을 가면 며느리로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일컫는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년’을 표현한 각시탈은 귀는 가려져있고, 한쪽 눈은 아래를 바라보고 있으며, 입은 막혀 있다. 각시탈은 공연 도중 유일하게 땅을 밟지 않는 인물로, 인간이 아닌 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각시탈의 머리 모양은 우리 문화에서의 하회탈의 고대성을 보여주는데, 부여 군수리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보물 제330호) 머리 스타일과 흡사하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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