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2021-03-04 (목) 12:00:00
크게 작게

▶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31) 목탁(木鐸)

▶ 목탁은 목어(木魚)를 상징... ‘눈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 있으라” 경각심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제주도 약천사에서 묵담 스님이 도량석(道場釋) 목탁을 치며 사찰을 돌고 있다. 사찰에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에 치르는 도량석은 일반적으로 새벽 4시에 절에서 모든 사람을 일깨우며 도량(道場)을 청정하게 하는 의식이다. 제주 약천사에서는 신도들을 배려해서 아침 예불을 새벽 5시에 갖는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조선시대 목탁은 요즘 목탁보다 크기가 작다. 물고기를 상징하는 목탁은 소모품으로, 깨진 것은 소각하기 때문에 아주 오래된 목탁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경상북도 영천역사박물관 소장품.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지난 반세기동안 할아버지, 아버지를 이어 손자가 3대째 목탁을 만들어오고 있는 ‘영천목탁’에서 제작한 벚나무(cherry wood)로 만든 목탁.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좌대 목탁으로 법당이나 대웅전에 놓고 앉아서 치는 목탁이다. 보통 한손으로 목탁을 치고, 다른 한 손으로 불경책을 읽고 넘기면서 많이 사용한다. 새벽을 깨우는 도량석 목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벚나무(cherry wood)로 수작업을 한(handmade) 목탁.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박달나무와 단풍나무로 ‘영천목탁’에서 만드는 목탁채. 박달나무 채는 목탁소리를 맑게(고음 clear & high), 그리고 단풍나무 채는 목탁소리를 부드럽게(중저음 middle & low) 나게 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목탁을 만드는 나무는 3일간 삶아서 가공해 이후 1년을 자연건조한 후 옻칠을 6~7번 한다. 옻칠을 마친 목탁이 건조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영천목탁’의 목탁 장인 아버지 안종식(오른쪽)씨와 아들 안진석씨가 목탁을 만들기 위해 살구나무 결을 찾아 3대째 써오고 있는 50년 된 망치로 통나무를 쪼개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목탁 장인 안종식씨가 살구나무 목재에서 목탁을 깎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인도네시아산 마하고니 목재로 만든 397파운드(180kg)에 달하는 대형 목탁의 눈구멍 사이로 보이는 목탁 장인 안종식씨. Photos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영천목탁’의 낙관 ‘충’은 안종식씨의 고향이자 창시자 할아버지 목공방 이름의 충북공예의 ‘충’에서 이어져왔다. 영천으로 이사온 뒤 ‘영천목탁’으로 상호를 변경하였지만 낙관은 그대로 ‘충’을 사용해오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목탁 장인 안종식씨가 대형 목탁을 두들겨보고 있다. Photos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완성된 목탁에 옻칠을 한 부인 김경옥씨가 대형 목탁을 검토하고 있다. Photos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요즘 목탁은 크기와 소리가 많이 커졌다. 불교에서 나무로 만든 악기인 목탁은 의식용 악기이며 영물이다. 경상북도 영청 용화사에서 지봉스님이 예불 중 목탁을 두드리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경상북도 영청 용화사에 있는 목탁. 요즘 목탁은 크기와 소리가 많이 커졌다. 불교에서 나무로 만든 악기인 목탁은 의식용 악기이며 영물이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저녁시간에 범종(梵鐘)과 법고(法鼓)를 치러 가는 통도사 스님들. 보물 제1471호 양산 통도사 삼층석탑(梁山 通度寺 三層石塔)을 지나가는 안행의 모습이다. 스님들이 줄을 지어 걷는 것을 마치 기러기들이 행렬을 지어 가듯 한다고 하여 안행(雁行)이라고 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통도사의 스님이 법고(法鼓)를 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범종(梵鐘) 타종 후 종의 울림을 경형하면 만병이 몸에서 나간다는 설명을 듣고 범종을 느끼고 있는 방문객들. 범종을 치는 것은 그 소리로 모든 중생(지하에 있는 모든 벌레 포함)을 생사를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구제해서 생사 없는 열반으로 안내하기 위함이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제주도 약천사에 있는 운판(雲板)은 뭉게구름 모양의 얇은 청동 또는 철제 평판이며, 두드리면 맑고 은은한 소리가 나는 불교 공예품으로 날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제도(濟度)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목탁’…소리로 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현시대 불교를 소리로 표현하는 목탁은 우리 문화와는 역사적으로 긴 인연이 있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3개의 신물이 있는데, 힘을 상징하는 청동검, 태양을 상징하는 (청동)거울, 그리고 신성한 소리로 세상 사람의 주의를 불러오는 방울이다.

우리 고대역사에서는 정치·종교 지도자가 쓰던 방울을 쇠붙이로 만들면 금탁(금속으로 만든 방울)이고, 나무로 만들면 목탁(木鐸)이었다.

대륙의 산동지역 인근 주(周)나라(1050-256 BCE) 시절 춘추시대의 현실주의 사상가 공자(551-479 BCE)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유교경전 논어(論語)에서는 목탁을 “세상 사람을 깨우쳐 바르게 인도할 공자(孔子)”라고 기록한다.


우리 불교에서 예불 도중 가장 많이 쓰이는 목탁은 목어(나무로 만든 물고기)를 상징하며,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있는 수행자로서 경각심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도구로 쓰인다.

목탁은 불교 예불 과정에서 법당에서 호흡을 조절하게 하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어리석은 마음을 뉘우치고, 원망과 분노를 경계하며, 인과응보의 무서움을 깨닫게 하는 것이 목탁이 주는 불교의 신앙적인 경험이다.

불교에서 나무로 만든 악기인 목탁은 의식용 악기이며 영물이다. 목탁 이외에 구체적인 목적이 부여된 소리를 내는 도구로는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板)이 있다.

사찰에서 가장 큰 범종(梵鐘)의 소리는 모든 중생(지하에 있는 모든 벌레 포함)을 생사를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구제해서 생사 없는 열반으로 안내한다는, 제도(濟度)하기 위하여 치는 종이다.

법고(法鼓)는 가죽이 있는 모든 네 발 동물을 제도(濟度)해서 극락세계로 보내는 가장 큰 북이다.

목어(木魚)는 나무를 잉어 모양으로 만들어 두드리는 기구로, 물속에 있는 모든 짐승을 제도(濟度)해서 극락세계로 보낸다.

운판(雲板)은 뭉게구름 모양의 얇은 청동 또는 철제 평판이며, 두드리면 맑고 은은한 소리가 나는 불교 공예품으로 날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제도(濟度)한다.


사찰에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목탁소리는 새벽에 치르는 도량석(道場釋)에 들리는데, 일반적으로 새벽 4시에 울리는 목탁소리는 도를 얻으려고 불도를 수행하는 절에서 모든 사람을 일깨우며 도량(道場)을 청정하게 하는 의식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할아버지, 아버지를 이어 손자가 3대째 목탁을 만들어오고 있는 ‘영천목탁’에서는 주로 살구나무, 대추나무, 박달나무, 벚나무 등으로 목탁을 만드는데, 좋은 소리와 함께 수명이 오래간다는 평판이 있는 살구나무로 만든 목탁을 으뜸으로 친다.

목탁을 만드는 나무는 3일간 삶아서 가공해 1년을 자연건조한 뒤 옻칠을 6~7번 한다. 목탁을 두드리는 채를 박달나무로 만들면 강한 소리가 나고, 단풍나무나 벚나무로 만든 채는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수년간 목탁을 두드리다보면 목탁이 깨지는데, 깨진 목탁은 소모품으로 소각하기 때문에 아주 오래된 목탁은 찾아보기 어렵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