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상 후보 지명은 불발, 여우조연상 후보도 무산…넷플릭스, 42개 후보 기염
한인 이민자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상의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는 3일 제78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작을 발표하면서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미나리‘는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의 ’라 로로나‘, 이탈리아의 ’라이프 어헤드‘, 미국-프랑스 합작의 ’투 오브 어스’ 등 다른 후보자들과 수상을 놓고 다투게 됐다.
그러나 여우조연상 등 후보 지명이 기대됐던 다른 부문에서는 후보작에 전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미나리 출연진은 배우 후보 지명을 받을 만했는데 하나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리 아이작 정은 미국인 감독이고, 이 영화는 미국에서 촬영됐으며, 미국 회사가 자금을 지원했고,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는 이민자 가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외국어영화 후보로 경쟁해야 하는 것은 HFPA를 바보처럼 보이게 한다고 꼬집었다.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도 “골든글러브가 후보작 명단에 영화의 출신 국가를 써놓으면서 상황은 훨씬 더 희극적이 됐다”며 “‘미나리’ 밑에는 ‘미국’이라고 나온다”고 비꼬았다. 연예전문지 엔터테인먼트도 “더 큰 충격은 여우조연상 부문의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여겨졌던 윤여정이 조디 포스터의 깜짝 지명을 위해 빠졌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올해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맹크‘를 비롯해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노매드랜드‘, ’프라미싱 영 우먼‘, ’더 파더‘ 등 5편이 지명됐다.
영화·TV 업계의 신참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무려 42개 항목에 후보를 배출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점점 커지는 영향력을 과시했다. 2위는 13개 항목에 후보를 낸 워너미디어였다.
지난해 감독상 후보를 남성만으로 채우면서 포용성 부족을 비판받았던 골든글로브였지만 올해는 에머럴드 퍼넬(프라미싱 영 우먼), 레지나 킹(원 나잇 인 마이애미), 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등 3명의 여성을 감독상 후보에 올렸다.
한편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이달 28일 NBC 방송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