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퓰리처상 받아…워싱턴 자택에서 파킨슨병으로 숨져
미국의 베트남전 정책 결정 과정을 담은 비밀문서인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해 최초 보도한 닐 시핸이 7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뉴욕타임스(NYT)는 베트남전 종군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핸이 이날 워싱턴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 사유는 파킨슨병 합병증이라고 그의 가족이 전했다.
그는 1971년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로 불리는 미 국방부 기밀문서 '미합중국-베트남 관계, 1945년∼1967년'을 입수해 미국이 냉전 중 이권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베트남 전쟁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시핸은 펜타곤 페이퍼 사본 7천장 분량을 국방전문가 대니얼 엘스버그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와 그에 이은 워싱턴포스트의 펜타곤 페이퍼 보도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이 알려졌고 미국 내 반전 여론이 폭발적으로 확산했다.
닉슨 행정부는 초기에 보도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미 대법원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사전 통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추가 보도를 허용했다.
시핸은 1962년부터 1966년까지 UPI와 NYT 소속으로 베트남전을 취재했으며 1988년 '밝은 거짓말: 베트남의 존 폴 반과 아메리카'를 펴내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1966년 NYT에 "폭격을 당한 마을, 사이공 거리에서 구걸하는 고아들, 네이팜탄 화상을 입은 여성과 아이들이 병원에 누워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나 그 어떤 나라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에게 이런 고통과 수모를 가할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