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약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1,1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달러화 약세 흐름에 영향을 받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00.8원)보다 3.8원 내린 1,09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2018년 6월15일(1,097.7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이다. 지난달 2일 종가 기준 1,133.0원 나타낸 뒤 한 달 새 36원 빠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건 위험선호 분위기 속 달러화 약세, 위안화 강세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미국 대선을 전후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추가 경기부양책 논의가 다시 부상하면서 투자심리가 자극됐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은 2일 일부 상원의원들이 제안한 9,08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에 미 달러화는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가능성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점도 위험선호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수출 개선 등에 힘입어 한국 경제지표가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 속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