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신 기대감’ 여행업계 재개 준비

2020-12-01 (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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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 49% “백신 맞으면 여행 재개” 수요 높아

▶ 회생 위한 소규모 가족 단위 상품 개발 나서

‘백신 기대감’ 여행업계 재개 준비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한인 여행업계는 영업 재개를 위해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여행객으로 붐빈 공항 모습. [로이터]

“백신 보급은 여행업계의 숨통을 틔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LA 한인 여행업계가 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 허가 소식에 반등의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백신 상용화 이후를 대비해 LA 한인 여행업계는 여행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정중동 행보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LA 한인 여행업계는 미국 제약회사인 모더나가 연방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의미하며 이는 여행 재개라는 한인 여행업계의 숙원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백신 상용화가 여행의 전면적 재개를 담보하지는 못하지만 꽉 막혔던 여행길을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LA 한인 여행업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백신 상용화가 되면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LA 한인 여행업계뿐 아니라 주류 관련업계도 마찬가지다.

경제매체 CNBC는 여행보험업체인 ‘알리안츠’가 4,3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백신을 맞으면 다시 여행을 할 것이라고 49%가 응답했다고 전했다.

백신의 상용화가 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소위 ‘보복 여행 수요’로 나타나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달 한국의 여행업체인 ‘참좋은여행’이 내년 3월 이후 해외 여행 상품에 6,000명 이상이 사전예약에 나섰고 내년 6월과 7월 출발인 미주 지역 여행에도 232명이 사전 예약을 할 정도 잠재적 여행 수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사실에 고무된 LA 한인 여행업체들은 내부적으로 백신 상용화 이후의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별로 자신들의 보유 자산 역량을 고려해 전략적 접근 방식에서 여행 재개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삼호관광’(대표 신성균)과 ‘아주투어’(대표 박평식)의 경우 가족이나 친지 등 소규모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호텔, 식당, 관광지 등 여행 요소들의 코로나19 안전을 고려해 소규모 단거리 여행을 먼저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삼호관광 스티브 조 전무는 “백신 상용화가 되더라도 여행의 안전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며 “소규모 가족 단위를 중심으로 근거리 여행 상품부터 재개하는 것을 놓고 내부적으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른투어’(대표 문 조)의 경우 모국 방문 상품과 동남아 여행 상품을 중심으로 여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푸른투어 서부지역본부 이문식 이사는 “백신 개발과 상용화와 관련된 상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 및 동남 아시아 방문 상품과 함께 미국 내 테마 여행 상품 개발 작업을 하면서 여행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신 상용화가 되더라도 완전 여행 재개와 함께 여행업계 회복까지는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한인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한인 여행업체들은 ‘제로 매출’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고 버텨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120명에 이르는 한인 여행 가이드들이 생계를 위해 전업하는 사례도 많아 영업 재개시 인력난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급 휴가 중인 한 한인 가이드는 “백신이 상용화된다면 빠르면 내년 3월부터 부분적인 영업이 재개되고 내년 가을이면 어느 정도 여행업이 복구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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