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 후 강경화·이도훈 방미…11월 분주한 외교행보 예고

2020-10-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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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왕이 방한 가능성에 WTO선거까지…북한 긴장고조 제어도 필요

다음달 3일 예정된 미국 대선 직후 한국 외교 당국의 움직임이 한층 더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북핵 문제가 차기 미 행정부에서 중요 이슈로 다뤄질 수밖에 없고 미중 갈등 역시 지속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의 치밀한 외교적 대응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강경화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워싱턴 방문을 추진 중으로, 방문 시기는 다음 달 미국 대선 이후가 유력하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지면 양측은 미 대선 후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 또는 도발 가능성과 이를 막기 위한 한반도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무원 피살 사건이 북한과 대화 재개는 물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 종전 선언 등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최근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미국에 한국의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장기간 교착 상태에 놓인 한미 방위비 협상에도 속도를 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다음달 미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이 강 장관의 미국행에 동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실제 방미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다음달 한국 방문도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측 인사의 방한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한중 외교당국은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 조율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된다면 공무원 피살사건 등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는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왕이 부장 역시 방한 시 미중 갈등에 대한 중국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이 지난 22일 "왕이 부장이 내달 일본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 왕이 부장의 방일 시점과 맞물려 방한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선거와 한국 공무원의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 외교 당국은 다음 달에도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맞붙는 WTO 사무총장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오는 27일까지 최종 결선 선호도 조사가 진행된다.

이후 두 후보자의 소속 국가는 다음달 초까지 세계 각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전이 불가피하다.

WTO 사무총장은 투표가 아닌 전 회원국의 컨센서스(전원 합의제)로 선출되며 11월 첫째 주 후반까지는 새로운 사무총장이 뽑힐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 후보 간 지지 세력이 서로 엇비슷할 경우 컨센서스 절차는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아울러 외교 당국은 지난달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 관련해 국제사회와의 공조 방안,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결의안에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는 문제 등을 검토 중이며 이를 국제사회와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11월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대선은 물론 WTO 사무총장 선출 건 등으로 외교부 입장에선 매우 바쁜 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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