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6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내달 3일 실시된다.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재선되든, 조셉 바이든 민주당후보가 당선되든 전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북미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투표일을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보다 바이든의 지지율이 앞서는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다. 선거전문 매체들은 바이든의 승리확률이 더 높다고 예측하지만 그렇지 않은 여론 조사나 의견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설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해온 대형 신문들은 대개 바이든을 지지하며 그의 승리를 전망하고 기대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과는 아직 확정하기 힘든 치열한 접전현상으로 보여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대선 이후 미국이 취할 대외정책이다. 그 이유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통해 나타날 한반도 평화 상황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크게 보면 두 가지 방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건국이후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고립주의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대된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한 국제주의라 표현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고립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표방한 ‘미국 최고주의’와 맥이 닿아있고, 국제주의는 그동안 미국이 추진해 온 모든 외교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세계경찰을 자임하며 국제문제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외교정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내달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대외정책은 변화될 것이다.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4월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6월 싱가포르에서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자, 남한에서 트럼프에 대한 인기와 지지도가 하늘로 치솟는 듯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그에 대한 실망이 커졌고, 2019년 가을부터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 사회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의 탑다운 방식은 전 세계에 큰 희망과 가능성을 주었기에 트럼프식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바이든의 대외정책, 그 중 한반도 정책은 아직 분명치 않다. 아마 오바마 대통령 때의 전략적 인내보다는 좀 더 실질적인 한반도 정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 방식은 탑다운이 아닌 실무협상을 통한 분위기 조성이라는 다소 소극적인 방법이 아닐까 전망해본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외교 문제보다는 국내 이슈가 당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미국 사회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과 일방주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결국 누가 당선되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있어서 남북이 더 주도적이고 더 적극적인 자세로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의 주도적 위치에 있을 때 미국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로 움직인 과거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북측도 이런 변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남측과의 관계를 우호적 관계로 풀어나가는 유연성과 진정성이 요구되고 있고, 통미봉남이 아닌 통남통미를 통한 적극적 외교력이 필요한 시간이다.
남북이 상호 협력하며 어려운 시기 평화를 향한 통큰 정책과 과감한 집행력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남북 대화의 장이 조속히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가 구호로서가 아니라 이제는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통일을 여는 상수가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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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워싱턴 민주평통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