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4일 13세 자폐아에게 무차별 총격이 가한 경찰의 바디캠 영상이 공개되었다.
어두운 밤, 몇 사람의 뛰어가는 구둣발 소리. 20미터 쯤 앞에 도망가는 소년. “땅에 엎드려!” “손을 보여!” 하는 경찰의 명령을 무시하고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곧 11발의 총성 소년은 땅에 쓰러진다.
소년의 어머니는 119에 전화를 걸어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며 난폭하고 흥분해있는 아들을 위해 수차례 정신과 위기 상담원을 보내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경찰 4명이 왔다.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의 할아버지가 경찰에 사살당했고, 소년도 경찰과 싸운 적이 있으니 경찰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경찰 배지만 보아도 자기를 죽인다고 생각하고 도망칠 것이니 각별히 조심스럽게 아들의 입원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화가 나있지만 집 안에 아무도 없으니 누구를 해치는 것도 아니고, 자해를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건드려서 총을 쏠 상황을 만들 필요가 없잖아. 상관과 상의하자”라는 여경관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경찰 두명은 집으로 접근하였고 걱정대로 사건은 일어났다.
자신에게 총을 쏜 경관에게 미움도 두려움도 보이지 않고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줘요”라고 다급하게 말하는 소년의 모습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폐아의 전형적인 모습이어서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대처법은 1. 카운티 정신과 응급팀 PET(800-854-7771) 도움요청 2. 위급상황에는 911에 전화 3. 부모나 가족은 가능한 한 환자 옆에 있기 4. 평소 가까운 경찰서에 찾아가 환자의 상태를 미리 설명해둘 것 5.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상담과 필요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다.
35년차 한인 타운 정신과 의사가 이번 사건을 본 소감은 몇몇 문제 있는 경찰관을 가려내고, 시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대학병원과 LA 카운티 정신건강국은 응급 환자와 중증 환자 대처에 무능한 상태다.
자폐증 환자의 치료, 재활 및 보호를 국가가 많이 더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폐증 환자는 몇 가지 장애를 가졌지만 아름다운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문제는 어머니가 가장 잘 안다.
어머니의 말을 신뢰하자. 지난 40년간 지속적으로 장애인 치료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현실에서 정신과 의사로서 치료의 한계를 느끼며, 또한 이런 세상이 되어 가는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소년과 가족의 회복을 바라며…
<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