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경제단체들 송년모임 줄줄이 취소

2020-10-16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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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상의·옥타·의류협회 등 연말행사 개최 불투명

▶ 이취임·후원금 차질 속 타운 상권살리기 등 활발

한인 경제단체들 송년모임 줄줄이 취소

LA 한인 경제단체들이 올 연말 송년 행사를 대부분 취소하는 대신 비대면 활동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상의의 지난 6일 3차 무료 식품 나누기 행사 모습. [LA 한인상공회의소 제공]

“코로나로 각종 행사 취소되면서 개점 휴업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파로 올해 LA 한인 경제단체들은 연말 행사 개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자 개최 취소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파장 분위기에 돌입한 상태다.

갈라 및 연말 행사 등이 취소되면서 신구회장 이취임식을 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행사 개최에 따른 후원금 수입이 원천 차단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제단체도 등장하고 있다. 15일 LA 한인 경제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한인 경제단체들의 연말 행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취소되거나 취소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으면서 대규모 모임 자체를 열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LA 한인상공회의소(회장 강일한)는 오는 11월과 12월에 각각 예정된 비즈니스 믹서와 연말 송년회 행사를 열지 않기로 14일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도 연말 송년회와 갈라 행사를 올해에는 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옥타LA(회장 최영석), 미주한인봉제협회(회장 김기천),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회장 빅토리아 임) 등도 마찬가지 상황에 있다.

아예 임원진 모임 개최도 여의치 않은 재미한인섬유협회(회장 베니 김)와 가주한인건설협회(회장 차정호)의 송년 모임 개최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가주한미식품상협회(KAGRO·회장 이상용)의 경우 송년 행사 때 장학금 수여가 전통적인 관례로 지켜져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복병을 만나면서 주요 스폰서 업체들이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와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연말 행사들이 제대로 열리지 않다 보니 각 경제단체 사무국장과 처장들은 업무는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매우 무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한인 경제단체 사무국장은 “예년 같으면 지금 연말 행사 준비로 한창 바쁠 시기이지만 보다시피 한가한 편”이라며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마음은 몹시 불편해 좌불안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연말 행사들이 계획대로 열리지 못하다 보니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신임 회장을 선출한 미주한인봉제협회와 KAGRO는 신구 회장의 이취임식이 예년처럼 열리지 못할 가능성 커져 대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더욱이 송년 행사를 통해 협찬이나 후원금을 확보해 왔던 한인 경제단체들은 주 수입원이 사라지면서 협회 운영 경비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인 경제단체들도 눈에 띠고 있다.

LA 한인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인타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한인타운 상권 살리기 캠페인’을 기획해 현재 기금 마련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생필품 무료 나눔 행사에 대한 호응이 커 올해 안에 추가 실시 여부를 논의 중에 있다.

한인의류협회는 회원사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테스트 서비스를 실시해 1,000여명이 넘는 의류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상사지사협의회(KITA·회장 백사훈)는 30~40명의 장학생을 선정하여 이번 달에 수여할 예정이고, 옥타LA는 최근 온라인으로 창업스쿨 과정을 마치는 등 언택트 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와 한국상사지사협의회는 코로나19사태속에서도 매달 줌화상회의로 정기세미나를 개최해 회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고 잇다.

상의 강일한 회장은 “연말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한인 소상공인에 도움을 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타운 상권 살리기 캠페인과 세무관련 웹세미나 등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일들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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