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리한 사채·지분전환 등에 발목… 회생불능

2020-10-15 (목)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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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매 통해 주인 바뀌기까지

▶ 신축과정 끌어 쓴 부채, 채권업체 지분전환 요구…소송→파산신청→경매

LA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와 5가의 ‘가주 마켓플레이스’(California Marketplace)가 14일 결국 연방 파산법원이 주관하는 경매를 통해 ‘제이크 샤프그룹’에 5,750만달러에 매각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이 건물을 완공한 이현순 가주마켓 대표의 건물 소유권도 넘어가면서 새로운 소유주가 가주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게 됐다.

이 샤핑몰을 지난 2016년 신축한 가주마켓 이현순 대표는 신축 과정에서 지게 된 거액의 부채로 한인 채권·투자 업체들과 소유권 분쟁을 벌여왔으며 지난 1월 센트럴 캘리포니아 연방 파산법원에 융자금 1,188만달러를 포함한 약 2,000여만달러 상당에 달하는 부채에 대한 지급유예를 요청하는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한인 투자자들로 구성된 채권 그룹은 이현순 대표에게 빌려준 금액만큼 건물에 대한 지분으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건물 가치 산정에 대한 양측의 차이가 너무 높았고 이현순 대표가 전환을 거부하면서 법적 분쟁이 발생, 결국 챕터11 파산보호 신청으로 이어졌다.

LA 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소송 자료에 따르면, ‘어드마이어 캐피탈 융자사’(Admire Capital Lending LLC)와 ‘벨몬트 투 인베트스트먼트 홀딩사’(Belmont Two Investment Holdings, LLC) 등 한인 채권업체들은 융자 계약 위반을 이유로 가주마켓(GAJU Market Corporation)과 이현순 회장 등을 상대로 융자금액을 지분(membership interest)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해 12월 LA카운티 수피리어코트에 제기했었다.

소송을 제기한 ‘어드마이어 캐피탈사’는 심장전문의 김일영씨 등 한인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융자업체이며, ‘벨몬트 인베스트먼트사’도 한인들로 구성된 투자그룹이다.

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50만달러를 시작으로 2016년 3월까지 총 1,100여만달러 상당의 자금을 가주마켓에 빌려준 뒤, 융자 금액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가주마켓의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 조항이 계약서에 명시됐다며 융자금을 마켓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현순 가주마켓 대표는 “옵션계약을 이유로 지분전환을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기업사냥 목적으로 마켓을 가로채려는 것”이라며 “융자금을 갚으려고 했으나 대출기한이 지났다며 상환을 받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전환을 거부했다.

결국 양측 간의 법적 소송이 이어지면서 이현순 대표는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11 파산을 신청했고 이후 바이어가 나서지 않으면서 결국 경매를 통해 14일 매각됐다.

이번 경매에도 불구하고 가주마켓 영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소유주 입장에서도 가주마켓이 앵커 테넌트인만큼 가주마켓의 정상적인 운영이 향후 샤핑몰의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소유주에서 세입자로 입장이 바뀌게 되는 가주마켓의 경우 새 소유주와 렌트 등 리스 협상을 잘 마무리해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부동산 업계는 경매 완료로 법적 소송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새 소유주가 새로운 신규 테넌트 유치에 나서는 등 건물 운영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매 매각대금의 거의 대부분은 채권자 그룹에게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A 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소장에 따르면 가주마켓은 소송을 제기한 한인 채권업체의 융자금 1,100여만달러 외에도 중국인들의 투자이민 자금을 운용하는 ‘가주 포에버사’에 2,700만달러, ‘폰티스 캐피탈사’에 400만달러, ‘파이브 웨스트사’에 750만달러, 뉴크리에이션 빌딩 20만달러 등을 합쳐 3,870만달러 상당의 또 다른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BRE 부동산은 “1차 채권자(Secured Creditor)의 채권 규모만 4,500만~4,7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 추가로 이자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 소유주 그룹은 오는 11월13일까지 100만달러 디파짓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 5,650만달러를 납부하고 매매를 완료(closing) 해야 한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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