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희생 유가족들, 트럼프 발언에 격한 분노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언에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미국인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서 코로나19를 두려워말고 지배당하지 말라고 당부한 대통령의 발언이 그렇지 않아도 비통한 유족의 심정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코로나19로 부친을 잃은 미국인 의사 크리스 퍼넬은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삶을 지배당하지 말라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를 지구상에선 다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받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이들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비웃는 것 같다. 다른 이들이 일어나 ‘더는 안된다’고 말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남편 닉을 잃은 어맨다 클루츠도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올리고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20만8,000명의 미국인에게. 내가 여러분의 손을 잡고 여러분 곁에 있다”면서 “불행하게도 이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그렇지 않나?”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건 닉 가족의 삶과 내 가족의 삶을 지배했다”면서 “불행히도 모두가 병원에서 이틀을 보낼 만큼 운이 좋은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걸 겨냥한 것이다.
클루츠는 이어 “나는 코로나19가 남편에게 하는 걸 지켜보면서 95일간 남편 곁에서 울었다. 이건 두려워해야 할 무언가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는 이런 말을 못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루츠의 게시물에는 20만개의 공감 표시가 달렸다.
코로나19로 부친이 세상을 떠난 크리스틴 우르퀴사는 NBC방송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그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 같은 유족의 고통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두 개의 미국이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트럼프가 사는 미국과 나의 아버지가 죽은 미국”이라며 “트럼프는 초반에 병원에 입원했으나 아버지는 병원에 갔다가 집에 가라는 말과 함께 숨 쉴 수 없을 때만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