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종학’고교 졸업필수 의무화 무산

2020-10-02 (금) 12:00:00 이은영 기자
크게 작게

▶ 커리큘럼 개발 놓고 커뮤니티간 논란 빚어 뉴섬 주지사 거부권

캘리포니아 내 공립 고등학교들에서 이민자와 소수계 관련 역사 등을 담은 인종학 과목을 졸업을 위한 필수 이수 조건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개빈 뉴섬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무산됐다.

LA 타임스는 뉴섬 주지사가 인종학 1학기를 고등학교 졸업이수 과목으로 지정하려는 법안을 교과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과 비판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1일일 보도했다.

뉴섬 주지사는 학생들이 역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소외된 지역사회를 이해하는데 인종학의 역할을 높게 평가한다며 지난달 칼스테이트(CSU) 43만명 학부생 졸업 이수과목으로 인종학을 채택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호세 메디나 하원의원(민주·리버사이드)이 발의한 고교 법안은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현재 고교 인종학 연구를 위한 모델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중으로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2019년 여름에 발표된 초안에 반유대인 내용이 포함돼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반대를 불러일으켰고 정치적 전문용어로 가득 차 있다며 비판을 받았다.

이에 7월 교육당국은 반유대적인 내용과 정치 전문용어를 완전히 삭제한 새 안을 발표했다. 유대인 입법자들의 요청에 따라 고교 인종학 교과과정에는 모든 인종, 종교, 성별, 성적 지향, 다양한 민족 및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 장애 학생, 영어 학습자 등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없앴다.

뉴섬 주지사는 “모델 커리큘럼의 초기 초안이 개정이 필요했는데 인종학 연구과정에 차별이 없는 수정안에 감사한다”며 “인종학을 채택하는 학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종학 교과과정에 한국 및 한인 이민사가 누락되자 한인 이민사를 인종학 모델 커리큘럼(ESMC)에 포함시키기 위한 한인사회 태스크포스는 한인사 관련 6개 샘플 주제(LA폭동, 도산 안창호, 김영옥 대령, 새미리, 독립운동, K-pop)를 선정하고 각 주제에 대한 레슨 플랜을 제출하는 등 한인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황인상 LA 총영사관 부총영사는 “이번 뉴섬 주지사 법안 거부는 다른 커뮤니티를 가급적 포함하라는 취지여서 한인사도 교과과정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며 “모델 커리큘럼에 한인사를 넣는 것이 최종 목표로 12월 쯤 3차 의견수렴 때 반영 여부에 따라 구체적 보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주 교육부는 지난달 30일까지 제출 완료된 모델 커리큘럼 시안의 2차 현장 의견수렴에서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시안 내용을 수정한 후, 11월 예정된 교육개정위원회(IQC)에 상정하고 12월~1월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3월에 주교육위원회가 최종 커리큘럼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은영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