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새 연방대법관에 배럿 판사 지명 강행…민주당 반발

2020-09-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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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당, 11월 대선 전 인준 목표…민주당 반대에도 상원 인준 통과 전망

▶ 트럼프 “신속한 인준”, 바이든 “대선전 인준 안돼”…대선 표심에 변수될듯

트럼프, 새 연방대법관에 배럿 판사 지명 강행…민주당 반발

[ 로이터 = 사진제공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 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공화당은 상원 인준 절차를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마치겠다는 목표지만 민주당이 배럿 지명에 반대하며 대선 이후로 인준 절차를 미룰 것을 요구해 여야 간 갈등이 예상된다.

배럿 인준 문제는 11월 3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선거전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와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배럿을 대법관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럿에 대해 "비할 데 없는 업적과 우뚝 솟은 지성, 훌륭한 자격, 헌법에 대한 충성심을 지닌 여성"이라고 극찬했다.

배럿은 "나는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의 헌법을 사랑한다"며 대법관 지명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럿은 상원 인사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거쳐야 대법관에 임명될 수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지명을 강행하자 반대 의사를 밝히고 대선 이후 인준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거나 상원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배럿 인준을 저지하고 새 대법관을 지명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상원은 미국 국민이 다음 대통령과 의회를 선택할 때까지 이 공석에 대해 행동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나는 이번 지명을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에 속전속결로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빠른 인준", "신속한 인준"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의원과 언론이 신상과 당파적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앞으로 몇 주 내에 인준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CNN방송은 공화당이 10월 12일부터 배럿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시작한 뒤 10월 29일 이전에 인준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인준 절차를 최대한 늦추는 지연 전술 등 배럿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점해 인준안 통과를 막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7석이다. 공화당에서 상원 의원 2명이 대선 전 표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나머지 51명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자력으로 인준안 통과가 가능하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은 가능한 한 인준 절차를 어렵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고 있어 인준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48세의 배럿 판사는 고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으로, 모교인 노터데임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보수 성향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배럿 판사가 대법관에 취임하면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이래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는 것이 된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될 경우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우위로 바뀐다.

낙태, 총기규제,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성향의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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