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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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대기오염 건강에 적신호

2020-09-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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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주일 넘게 최악의 스모그가 계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까지 서부 해안 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집어삼키고 있는 화마 때문이다.

한국에서 미세먼지, 황사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우리에겐 먼 일 같았는데 이제 우리가 그보다 더한 위기 속에 살고 있다. 금주 초 스위스 대기질 측정 기업이 발표한 전 세계 실시간 대기오염지수(AQI)를 보면 최악의 도시 10위권 안에 미 서부 도시 4개가 랭크됐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2위, 워싱턴주 시애틀 3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4위, LA는 9위를 기록했다. 환경 당국은 이 서부 3개 주의 도시들에 “건강에 매우 위험” 수준의 대기오염 경보를 내린 상태다.

북가주에서는 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재난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남가주 전역에는 매캐한 잿빛 대기오염이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산불 대란이 2주 넘도록 잡히지 않고 재와 연기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LA 지역의 대기도 가까운 엘도라도 산불과 밥캣 산불이 계속 번지면서 최악의 상태에 머물러있다. 남가주 대기관리국에 따르면 LA 다운타운의 평균 오존 레벨은 26년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미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출과 활동이 가뜩이나 위축된 상태에서 대기오염마저 심각해지자 어린이와 노약자는 물론 건강한 성인들까지도 기침, 호흡곤란, 두통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대기에 떠다니는 재와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불필요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창문과 문을 모두 닫아두며, 에어컨은 실내공기를 순환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천식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절대로 밖에 나가있으면 안 된다는 경고다.

우려되는 것은 신체적인 건강과 함께 정신 건강의 위축과 쇠퇴다. 코로나 위기 속에 6개월 넘게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이 제한된 상태로 지내왔는데 이제 산책과 야외활동마저 자유롭지 못하니 활력이 저하되고 우울감이 증가할까 걱정스럽다. 산불 위기가 지나갈 때까지 개인 건강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또 주변에 힘들어하는 이웃이 있으면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베푸는 배려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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