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 동안 서티파이를 해도 펜딩(Pending), 전화는 불통, 홈페이지를 통한 질문도 한 달이 넘도록 오리무중, EDD는 철벽이었다.
신문에서 본 주 하원의원 보좌관의 연락처로 내 상태를 알렸다. 해당 지역구인지 묻는 이메일이 왔을 때 나는 당황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에 살기에 그분의 지역구에서 벗어났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지역구가 아니면 다른 도움 방법은 없겠는지요? 저는 영어가 서툽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오후 5시7분 내 지역구 주 하원의원의 이름과 담당 보좌관에게 내 형편을 알린 이메일을 첨부하며 통역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감동했다. 너무도 감사해서 무엇인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불현듯 인구 센서스가 떠올랐다. 우리 부부는 홀린 듯 노트북을 켜고 그 일을 시작했다.
다음 날 이메일에 내 DOB를 세라피아 김 보좌관에게 묻는 제시 레이바 보좌관의 이메일이 떴다. 쉬운 답이므로 나는 즉시 대답했고 세라피아 김 보좌관이 통역했다. 그리고 오늘, 48시간도 되지 않아 변화가 생겼다.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감사했고, 한편으로 허탈했다.
그리고 커다란 질문 하나가 생겼다. 혹시 EDD가 ‘목록 없음’(Not Listed)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었다. 영어가 서툰 나는 아들을 통해 EDD 홈페이지에 실업수당을 청구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실업 항목에 Covid-19이 뜨지 않는다고 해서 빈칸에 입력을 시켜보라니 그것마저도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가장 근접한 항목인, 회사가 문을 닫아 실업한 것으로 등록했다.
그때부터 내 일은 꼬여버렸다. EDD에서 내 상태를 묻는 메일이 회사로 왔는데 회사에서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데 나는 회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등록하고 두 번 서티파이한 것이다. 나중에야 그것이 잘못됐음을 알고 EDD에 알렸으나 종무소식이었다.
대학원생조차 ‘Not Listed’를 찾지 못하고, 그것을 클릭해야 Covid-19을 빈칸에 써넣을 수 있다는 것과 파트타임 일하는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영어가 서툰 사람이나, EDD 홈페이지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혹시 이 함정에 빠져버린 것이 아닐까?
코비드-19은 현재 EDD의 최대 이슈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항목을 실업 항목 첫 번째에 두어야 맞다. ‘Not Listed’에 숨겨두지 말고! 혹시 EDD는 예전 방식대로 일하다가 코비드-19에 함몰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EDD 직원들이야 그 안에서 얼마든지 허우적거려도 되지만 실업수당에 목을 매는 저소득층은 어떻게 사는가?
나의 경우처럼 ‘Not Listed’의 함정에 빠져버린 케이스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아직까지 EDD는 실업 항목에 Covid-19을 전면에 두지 않고 예전 방식대로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Ty의 뜻이 Thank you 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Serapia Kim, Jessie Leyva, 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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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천 /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