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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전원식당’ 눈물의 폐업

2020-07-28 (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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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고비 잘 넘겼는데…코로나속 도둑피해 절망

▶ 26년만에 문 닫기로…30일 마지막 투고 이벤트

타운 ‘전원식당’ 눈물의 폐업

27일 전원식당 전정예(왼쪽) 대표가 아들 제프 전 대표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폐업 결정 소식을 전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박상혁 기자]

“우리 ‘전원’은 문을 닫지만, 다른 식당들은 버텨나갈 수 있게 주위를 둘러봐주세요”

지난 26년 동안 LA 한인타운에서 토속적인 한식 전통의 맛을 전하며 한인 및 타인종 고객들의 사랑을 받던 ‘전원 식당’이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고향의 어머니 손맛’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전정예(74)씨와 아들 전용원(45·영어명 제프 전) 사장 모자가 운영해 온 전원 식당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최근 절도 피해까지 당하면서 눈물의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제프 전 사장은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주 30일 목요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며 “지금까지 고비가 많았죠. 온 세상이 무너져도 우린 살아남았는데 코로나에는 무릎을 꿇고 마네요”라고 심경을 전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캘리포니아와 LA 카운티 정부의 제한령으로 식당 내 식사 금지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여느 다른 식당들처럼 투고와 배달 서비스만 해왔던 전원식당의 전 사장은 지난 4월부터 식당 운영을 계속해야 하나 회의감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힘든 시기를 이겨내려면 ‘밥심’이 필요하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일축하는 어머니 전정예 사장의 고집으로 버텨나가고 있었는데, 그런던 중 지난 21일 새벽 4시께 식당에 도둑이 든 게 폐업을 결심하게 된 순간이 됐다고 전 사장은 털어놨다.

유리창을 깨부수고 들어온 도둑이 컴퓨터와 현금을 털어가고 식당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을 본 순간 어머니 전정예 사장도 결국 무너져버린 것이다. 전원식당이 위치한 웨스턴가의 샤핑몰에서는 지난 5월에도 다른 업소 3곳이 절도 피해를 당했는데, 같은 절도범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식당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어머니 전 사장의 굳은 의지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제프 전 사장은 ‘전원’ 같은 한식당은 맛깔스런 반찬과 푸짐한 요리를 한 상 깔아놓고 먹는 게 특징이라 “투고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어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매상이 10분의 1로 줄어 하루 500달러를 넘기기 힘들었다. PPP도 두 달 버티니 바닥이 나서 어쩔 수 없이 폐업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1994년 올림픽길에 처음 문을 열었던 ‘전원식당’은 전정예씨의 손 맛 하나로 성공을 거둔 한인타운의 대표적 한식당이자 LA타임스가 101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선정한 주류사회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이었다. 2016년 4월 말 영업을 했던 8가 건물이 재개발되면서 22년 동안 정들었던 곳을 떠나며 큰 고비가 있었지만 지금의 웨스턴 애비뉴와 4가 새 장소에 다시 문을 열어 자리를 잡아가던 상황이었다. 전 사장은 “식당을 접는다는 소리를 듣고 단골 손님들이 오셔서 그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그 동안 자주 투고해서 먹을걸 하시더라구요. 늦었지만 어쩌겠어요. 26년 동안 전원을 사랑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라고 말했다.

전원 식당은 문을 닫는 날까지 곰탕과 갈비찜 스페셜을 투고 주문을 받기로 했다. 오랜 단골인 앨리스 한씨가 조용히 문을 닫겠다는 전 사장을 설득해 이민자 식당을 지원하는 ‘마마스 드라이브-바이 키친’(drivebykitchen.com)을 통해 펼치는 이벤트다. 전 사장은 “지금은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당분간 쉬면서 향후 계획을 생각해볼 것”이라며 “언젠가 ‘전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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