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스탄불 성소피아, 모스크로 전환

2020-07-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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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년만에 ‘박물관’ 취소, 유네스코·미국 등 반발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소피아 박물관이 85년 만에 박물관 지위를 잃고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전환하는 결정이 내려져 유네스코와 그리스 정교회, 미국 등 서방 세계가 반발하고 있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취소했다.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건립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나,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듬해인 1935년 성소피아 박물관이 개장했다.

이후 성소피아는 연간 약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으며, 성소피아 박물관이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는 유네스코(UNESCO)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정의개발당 소속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번에 터키 최고행정법원이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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