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환자 인체에 소독제 넣으라니…

2020-04-2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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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코로나에 주입치료” 발언 파문

▶ 의사들 경악…‘돌팔이 약장수냐’ 비판도, 제조업체도 “인체 주입 절대 안돼” 성명

도널드 트럼프(사진·AP)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와 관련, 이번에는 ‘소독제 인체 주입 검토’ 발언으로 미국 안팎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국제 사회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갖는 무게를 감안할 때,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충동적으로 거론하며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역풍이 거세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3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나왔는데, 이날 밤 이 발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 현장에서 표백제가 침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죽었다는 연구 결과가 설명되자 이에 흥미를 보이며 “주사로 소독제를 몸 안에 집어넣는 방법 같은 건 없을까. 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지 확인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돌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독제 발언’이 의학 전문가 등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의학계 등에서는 당장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황당무계 발언”,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소독제 제품 라이솔 제조업체인 레킷벤키저는 24일 어떤 상황에서도 인체에 주입하거나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돼선 안된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발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연방상원 원내대표는 “TV에 돌팔이 약장수가 나온 것 같다. 그는 폐에 소독제를 주입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당신 같은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비꼬는 투로 질문한 것”이라고 번복하며 해명에 나섰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디어들이 무책임하게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부정적인 헤드라인을 내보내고 있다”며 언론 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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