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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태” “이상 없다” 오락가락

2020-04-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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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N “위험 상태” 속보에 전 세계서 추측 쏟아내

▶ 청와대선 “정상 활동중” 태양절 불참 등 행보 의문

“중태” “이상 없다” 오락가락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마지막으로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술 후 중태설’이 지난 20일 CNN 긴급보도로 불거진 가운데(본보 21일자 A1면 보도) 청와대 측이 즉각 “(김 위원장이) 평양이 아닌 곳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하고 나선 후 일각에서 다시 중태설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하루종일 오락가락 하는 혼선이 빚어졌다.

CNN이 LA시간 20일 오후 6시50분께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한국 주식시장이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실제로 위독하다” “큰 이상이 아니다” 등의 엇갈린 분석이 전 세계에서 쏟아졌다.

■건강이상설 어디서 나왔나


CNN은 20일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이 직접적 정보가 있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한 것이라 파장이 컸다. 그러나 다음날인 21일 CNN은 “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바꾸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보다 구체적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 전용 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무르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위중한 상황이 아니라며 “시술 이후 김 위원장의 상태가 호전됐고 의료진 일부만 향산특각에 남았다”고 밝혔다.

■한국·중국 등은 “이상 없다”

김정은 위독설은 그러나 남북관계 악화를 우려한 청와대가 “평양이 아닌 지방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하면서 일단 진화되는 듯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원산에 있는 것으로 안다”는 지명 언급까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가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21일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훈장 수훈자 등에 생일상을 보냈다는 간략한 동정 보도를 하기도 했다. 통신은 다만 생일상 전달 날짜나 관련 사진 등은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NBC 방송은 21일 “한국 정부는 김정은이 위중하다는 설에 의구심을 제기했지만 미 당국자들은 심장 수술 후에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건강이상설 왜 나왔나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강한 전파력을 발휘한 것은 무엇보다 그의 수상한 최근 행보 때문이었다.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구체적인 사유도 없이 10일에서 12일로 미룬 게 시발점이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과 달리 연기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이달 14일 순항미사일 발사 때도 현장에 있었다는 언급이 없었다. 그는 11일 소규모로 진행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12일 서부지구 공군부대를 시찰한 뒤 공식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특히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행사에 2012년 취임 후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그의 건강이상설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건강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즉각 선보인 공개 행보도 현재까지는 전혀 없는 상태다.

■향후 전망은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서는 확실한 정보가 파악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김정은과 김정일, 김일성의 건강에 대한 잘못된 보도가 많았다”며 “확실한 정보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미국은 김 위원장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지 못하며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김정은의 신변에 이상이 발생하면 급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북한 매체가 공식적으로 김 위원장의 모습과 소식을 보도하기 전까지는 긴장 상태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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