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수당 청구 폭증, 상담 전화도 폭주
▶ 하루 12시간 휴일 없이 일해도 역부족, 실직 주민은 “한시가 급한데” 불만 고조
EDD가 급증하는 실업수당 전화 문의 처리를 위해 전화 상담 인력 충원에 나섰지만 턱없이 부족해 전화 요청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자 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다. [AP]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한인 C씨는 지난달 말 영업부장으로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됐다. 실업수당 신청을 가주고용개발국(EDD)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했지만 아직 케이스 넘버를 받지 못한 상태. 어느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EDD 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통화해 실패했다. C씨는 “오늘도 벌써 3시간 동안 전화통을 잡고 씨름을 하고 있는데 통화를 하지 못했다”며 “한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인데 수당은 커녕 담당자와 통화하지도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직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주고용개발국(EDD) 전화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문제는 EDD가 폭주하는 전화 문의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통화 불능 상황이 지속되자 한인을 비롯한 실직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LA 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하자 EDD의 전화 상담 인력을 증강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해 전화 상담을 하지 못한 주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주 노동국 줄리 수 장관은 실업수당을 신청과 관련해 가주민들이 전화 상담의 도움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DD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70만 여건으로 이를 처리하기 위해 1,340명의 주정부 소속 직원들을 동원해 전화 상담과 처리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로 폭주하는 전화 문의를 제대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개빈 뉴섬 주지사가 EDD 전화 문의 시간을 종전 오전 8시에서 정오였던 것을 20일부터 밤 8시까지 문의 시간을 연장하고 휴일 없이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어 EDD 전화 불통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EDD 전화 불통 사태의 심각성은 실업수당 청구와 관련해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전화 상담이라는 데 있다.
실업수당 청구시 큰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비교적 손쉽게 온라인을 통해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업수당 청구가 거부됐다거나 케이스 번호를 받지 못한 경우 등 개별적 문제가 발생하면 전화로 EDD 직원과 상담을 통해야만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K씨는 “지난달 무급휴가 조치를 받아 실업수당을 청구했는데 거부됐다”며 “업데이트해 재청구하려고 EDD에 수십번 전화했지만 허탕을 쳐 허탈했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와 EDD 측이 실업수당 등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게 가능한 빠른 시간에 도움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EDD 전화의 기계음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재 전화 문의가 많아 귀하의 문의에 응답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다시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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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