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병원, 코로나 환자 거부…110곳 떠돌기도
2020-04-21 (화) 12:13:36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부실한 진단·검사는 물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코로나19 환자를 실어 날라도 의료체제가 붕괴한 탓에 집단감염을 우려한 병원이 수용을 거부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19일 일본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1월24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석 달간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건수는 1,055건이었다. 도쿄 등 대도시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3월 27일 이후 3주간 이송 건수가 775건으로 전체의 70%에 달했다.
주당 30건에 그쳤던 확진자가 급증한 건 병원 내 집단감염과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가장 최근인 4월10~16일엔 평균 확진 건수가 420건으로 뛰었다. 그 결과, 구급차를 이용한 환자 이송이 늘자 소방청은 구급대원들에게 마스크와 방호복을 지급하는 등 감염 확산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구급차를 확보하더라도 입원할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19일 기준 각각 3,082명과 1,211명의 감염이 확인된 도쿄, 오사카에서는 확진자나 의심 환자가 병원에서 거부당하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달 도쿄에선 한 감염 의심 환자가 무려 110개 병원으로부터 입원을 거부당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환자 거부 규모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도쿄에서는 5곳 이상의 병원에서 거절당하거나 20분 이상 이송처를 찾지 못한 경우가 지난달 93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231건)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830건을 기록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하루 20건 정도였던 것에 비해 4배 늘어난 셈이다. 이 중 70%가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 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