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택근무에 자녀 교육까지… 학부모 “괴로워”

2020-04-03 (금)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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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기말까지 휴교 연장, 온라인수업 챙기기 버거워

▶ 자녀 맡길 곳 없는 워킹맘 “직장 그만 둬야 하나” 고민

“집에서 일도 하고, 자녀들의 교육까지 부담하느라 하루하루 피가 마릅니다.”

코로나19로 캘리포니아 주 전역의 초중고 공립학교들이 이번 학기말까지 휴교를 연장할 전망인 가운데(본보 2일자 보도) 한인 등 학부모들은 재택근무와 자녀들의 교육을 병행하느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LA타임스는 코로나19 속에서 재택근무와 자녀들의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부모들의 사연을 소개하며, 부모들이 본업과 자녀 교육 등 ‘투잡’을 병행하는 것과 다름없는 고충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자녀들의 온라인 수업과 교육 일정 등의 스케줄을 관리하며 재택으로 회사 일을 처리하는 와중에 자녀들의 자칭 ‘선생님’ 역할까지 도맡아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베니스에 거주하는 존슨은 “매일 아침 오전 5시에 일어나 해야할 일을 먼저 처리하고, 오전 시간에 아이들을 최대한 학교와 같은 분위기에서 교육하려고 노력한다”며 “잠을 줄이는 일만이 지금 상황에서 최선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재택근무가 가능한 부모들에 한정된 고민거리에 불과하다. 글렌데일에서 거주하는 한인 양모씨는 “이 와중에 아이의 교육을 걱정하는 것은 사치”라면서 “아이를 봐줄 곳을 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평소처럼 출근을 해야하는 부모들의 경우는 학교 휴교 기간 동안 조부모, 친척, 친구 등에게 자녀돌봄을 부탁하느라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수많은 한인들도 평일에 자녀돌봄을 부탁할 곳이 없어 하루하루 전전긍긍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업이어서 아이들을 맡길 곳이 필요한데, 양가 부모님 모두 가까이에 살지 않아 마땅한 곳이 없다”며 “친한 지인들에게 부탁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미주 한인사회 최대 온라인 커뮤티니인 ‘미씨’에서도 워킹맘들은 난리가 났다. “친정부모님, 시부모님에게 도움을 구할 수 없는데, 일을 그만둬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둬 ‘경력단절’ 위기에까지 놓이게 된 것이다.

한편 지난달 16일 휴교에 들어간 LA 통합교육구는 일단 5월1일까지 휴교를 연장한 상태인데, LA통합교육구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 각 교육구들은 학기말까지 휴교를 연장하는 조치를 논의해 조만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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