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민생명과 경제복원’ 딜레마… “백악관 타협안 마련 허둥지둥”

2020-03-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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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사 후 ‘보건악몽’ 피할 묘책찾기

▶ 연령대·지역 등에 따른 단계적 방안들 테이블 위에

‘국민생명과 경제복원’ 딜레마… “백악관 타협안 마련 허둥지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완화 및 경제활동 정상화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백악관이 타협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국민의 생명·건강 보호와 경제 충격파 완화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재선 가도에서 중대 딜레마에 처한 셈이 됐다.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당국자들, 보건 재앙 없이 경제의 문을 다시 여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곧 풀고 싶다는 의중을 분명히 함에 따라 참모들이 타협적 선택지를 찾기 위해 허둥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건 당국자들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 국민의 일률적 일상 복귀'라는 전면적 가이드라인 해제는 피하면서도 국민 건강과 경제 활성화 양쪽에 부합할 수 있는 묘수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사이 가이드라인 완화 의사를 부르짖으면서 코로나19 TF 내에서는 이미 관련 논의가 시작된 상태라고 한다.

참모들은 지난 22일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조기 완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대안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연령대 또는 지리적 장소에 따른 복수의 단계적 방안들이 현재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40세 미만 젊은이들을 먼저 업무에 복귀시킨 뒤 국가적 차원에서 일상이 복원될 때까지 순차적으로 연령대별로 복귀시키는 단계적 제도를 비롯, 양로원 등 노년층과 바이러스 감염 취약자들에 대해서만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집단적 활동에 복귀토록 하는 방안 등이 현재 논의되는 선택지들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가이드라인은 해제하되, 특정 주들의 경우 제한 유지를 포함해 개별 주지사들의 방침을 지지해주는 방안, 그리고 일부 연방 가이드라인은 유지하면서 일부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주지사들에게 보다 재량권을 부여, 코로나19 확산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주들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재개토록 하는 방안들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자가 운전자나 대규모로 일하지 않는 근로자 등에 대해서만 먼저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23일 오후 현재 아직 구체적인 방안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는 않은 상태로, 당국자들은 가이드라인 기한인 30일을 앞두고 이번 주 계속 논의를 진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CNN은 전했다.

어떠한 방안이든 간에 주목적은 '보건 악몽'을 피하면서 동시에 경제가 다시 굴러가도록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참모들은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 둔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 가이드라인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등 TF내 의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떤 안을 꺼내 들지 주목된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문제는 우리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싸움에서 나라 전체에 걸친 포괄적 방식보다는 (환자가 많이 발생한 핫스팟 등에) '정밀 초점'을 맞출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민의 경제적 요구와 전염병의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줄타기를 타는 지점들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완화 시사에는 직접적으로 반론을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미국 국민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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