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말리는 입’ 트럼프 브리핑 행보에 ‘허심탄회’ 소신 발언
파우치 소장 브리핑 지켜보는 트럼프[AP=연합뉴스]
"마이크 앞에서 뛰어들어 그를 밀쳐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사이언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 행보 등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간 것이 23일 소셜미디어 등에서 회자됐다.
과학자이자 의사인 79세의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TF의 핵심 멤버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때때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꼬장꼬장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보여왔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보도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브리핑에서 잘못되거나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발언을 할 때 옆에서 서 있는 게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오케이, 그는 그렇게 말했다. 다음번에는 제대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계속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중국이 3∼4달 전에 사실을 제대로 알렸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데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었다.
파우치 소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이라는 지적에 "나도 안다.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느냐"고 반문한 뒤 '적절한 인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부정확성에 대해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번에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대해 논의할 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히 처리하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시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나 같으면 그렇게 표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때때로 의견 불일치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이슈에 있어 자신에 대해 정말로 경청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기자회견장이 브리핑 때마다 TF 인사들이 좁은 간격으로 밀집해 있는 상황에 대해 "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화상 기자회견을 할 방법이 없냐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며 "백악관을 다룰 때는 때때로 1번,2번,3번,4번 이야기해야 한다. 따라서 나는 계속 밀어붙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내가 아는 한 아직 해고되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하며 "그들(백악관)이 나를 침묵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진실을 말하는 내 목소리를 환영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계속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한가운데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사실에 입각하도록 하는 엄청나게 힘든 임무를 맡고 있다"며 "이제 파우치의 좌절감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WP는 파우치 소장의 '허심탄회'한 발언들이 소셜 미디어 등에 퍼지고 있다며 '파우치가 해고될 것'이라는 일부 인사들의 트윗을 소개하기도 했다.
WP 등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워싱턴의 주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할 때 써온 '딥 스테이트'라는 표현을 '애드리브' 했을 때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제스처로 인해 비판받은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