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차투표서 찬반 47표씩, 기준선 못 미쳐…민주 “대기업 구제 법안” 비판
▶ 민주 독자법안 모색, 공화는 내일 재투표 의지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경기부양 법안이 22일 상원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상원은 이날 공화당과 민주당이 경기부양 법안에 합의하지 못한 가운데 절차투표를 실시, 찬반이 각 47표씩 나와 부결됐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민주당은 자체 법안을 내놓겠다고 했고, 공화당은 재투표 강행 의지를 비쳤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법안이 시급한 데다 절차투표 통과를 위해서는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양당이 접점을 찾기 위해 막판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은 현재 공화당 의원 53명,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47명으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인에 대한 현금지급, 중소기업 지원, 실업보험 강화 등을 포함한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대 4조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게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애초부터 가능성이 없는 것들이 법안에 일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표결에 앞서 양당은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공화당이 마련한 법안에 대해 민주당은 근로자 보호, 기업 통제 등의 측면에서 견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기업들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게 강력한 근로자 보호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더힐이 전했다.
대신 공화당은 기업들이 가능하면 많은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이는 모호하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은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에 대한 강력한 통제를 원하지만, 공화당 안에는 매우 약한 수준의 주식 매입을 통한 통제 방안이 포함됐다.
이런 의견 차이와 관련,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제시한 법안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대기업 구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며 양측이 법안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기부양 법안에 대한 초당적 합의는 아직 없다면서 하원이 자체 경기부양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을 주도하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부결 직후 "미국인들이 이 광경을 보고 있다. 선물시장이 5% 하락했다고 들었다"며 "미국인들은 우리가 내일 행동을 취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재투표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지난 48시간 동안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민주당이 가진 여러 아이디어를 통합했다고 강조했다.
상원은 패키지 법안 처리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 투표를 다시 진행한 뒤 전체 패키지 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