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주 병원선 직원들이 마스크 직접 제조…주지사들 연방정부에 지원 요청
워싱턴DC의 한 상점에 마네킨에 씌워진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환자 치료와 의료 종사자 보호를 위한 의료 장비·물자의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 중 한 곳인 워싱턴주에서는 병원 직원들이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공구·자재 등을 판매하는 홈디포와 공예품점 등에서 구입한 방습·위생 기능의 해양등급 비닐과 산업용 테이프, 스티로폼, 고무밴드 등을 이용해 마스크를 임시로 만들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주는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곳이자 커클랜드의 장기 요양시설 '라이프 케어 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이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엄중한 대처에 나서면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에 공급할 의료 물자가 부족해지자 이런 임시 처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주를 포함해 미국 6개 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비영리 의료기관 '프로비던스 세인트조지프 헬스'의 베카 바틀즈 감염예방 사무국장은 마스크가 재고가 며칠 뒤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틀즈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병원이 도매점에서 필요한 자재를 구매해 대형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바느질해 자작 마스크를 계속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주지사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인공호흡기 등이 부족하다며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주지사들을 향해 "스스로 구하도록 하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호흡기와 방독면, 모든 장비들을) 스스로 확보하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한 주가 필요한 자원과 물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계속 위험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통령의 발언은 주지사들이 인공호흡기를 스스로 구하면 연방정부의 관료제를 거치지 않고 더 빨리 구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두둔했다.
정부가 13일 내놓은 100쪽짜리 '미 정부 코로나19 대응 계획'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18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며 미국 산업계에 인공호흡기와 방독면, 보호장구 등 핵심 물자·장비의 생산을 늘리도록 명령하는 조치 등을 정책 옵션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해 민간 기업들이 마스크나 인공호흡기 등 코로나19 대처에 필요한 의료 물자·장비 생산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