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문기 회장 결국 간 이식 ‘새 삶’

2019-11-20 (수)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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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전 간경화 말기 진단 그동안 10차례 간암 수술

▶ 사위 성씨 선뜻 간 제공, 한국서 수술 후 회복 중

남문기 회장 결국 간 이식 ‘새 삶’

남문기 회장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받기 전 문병 온 지인들과 활짝 웃고 있다. [뉴스타 제공]

“이번에는 처음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꼭 회복할 겁니다”

남문기(66) 미주한인총연합회(미주총연) 총회장의 이야기다. 남 회장의 간암 투병 상황은 한인사회에 알게 모르게 전해져왔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수차례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만 있었을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사위로부터 간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됐다는 기적적 스토리가 전해졌다.

19일 뉴스타부동산그룹(이하 뉴스타) 측에 따르면 남 회장은 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지만, 지난 2002년 당시 간경화 말기 진단으로 3개월 시한부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다. 이후 지난 17년간 무려 10번의 간암 수술을 받았지만 올 들어 상태가 또 다시 악화됐고, 미주총연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지난 7월부터 활동에 박차를 가하던 중 상태가 위중해져 급히 한국으로 들어갔다.


남 회장에게는 이제 간을 이식받는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으나 이식 조건에 맞는 기증자를 찾지 못해 기약없이 기다리던 중 가족 중 한 사람이 간 이식 조건이 맞아 떨어졌고 선뜻 이식 의사도 밝혔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그의 사위 서지오 성씨였다.

뉴스타 측은 남문기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15일 ‘‘생체 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현재 멸균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기증자인 사위 성씨 역시 수술이 잘 끝나 회복 중이며 열흘 후면 다시 LA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뉴스타 측은 전했다.

‘생체 간 이식’은 환자의 병든 간을 완전히 절제하고 살아있는 기증자에게서 떼어낸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법으로, 말기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뉴스타 측에 따르면 지난 10월 남 회장의 아들, 딸, 그리고 사위인 성씨가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유일하게 사위 성씨의 간 기증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에 사위 성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장인에게 간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고 뉴스타 측이 전했다.

이식 수술은 1994년 한국내 최초로 ‘생체 간 이식’을 시작한 이래 5,000회가 넘게 집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의인 아산병원 이승규 교수의 집도로 성공리에 끝났다.

뉴스타 측은 “앞으로 중환자실과 무균실을 거쳐 총 3개월간 회복을 위해 입원해야 한다”며 “집도의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아마도 20년은 더 살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고 전했다.

남 회장은 이번 수술에 들어가기 전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고맙고 (사위와) 인연이 이렇게 되구나 하고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뉴스타 측은 “현재 의식을 회복한 남 회장님이 빠른 시일내에 회복해 남은 인생 소중한 곳에 헌신하며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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