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아들 수사 압력”

2019-09-21 (토)
작게 크게

▶ ‘외국정상에 부적절한 약속’ 내부고발 파문 확산

▶ 하원 정보위 출석 감찰관 “트럼프 행위 여러 건”

“트럼프,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아들 수사 압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을 방문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환영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외국 정상과 대화에서 부적절한 약속을 했다’는 내부 고발 논란(본보 20일자 보도)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한 약속을 한 외국 정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알려졌고, 해당 고발 문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부적절 행위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부적절한 약속’의 배경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상처를 가하려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고발 문건 공개를 둘러싼 민주당 하원과 트럼프 행정부의 공방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내부 고발은 단순히 외국 정상과 나눈 한 차례의 대화가 아니라 그 이상의 횟수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9일 연방하원 정보위원회의 비공개회의에 출석한 미 정보기관 감찰관(IGIC) 마이클 앳킨슨의 입에서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앳킨슨은 지난달 12일 한 정보기관 직원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와 매우 우려할만한 약속을 했다는 내용의 내부 고발을 접수한 인사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의 마이크 퀴글리(일리노이) 하원의원이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에게 “앳킨슨은 내부고발이 일련의 사건, 정확히는 ‘한 건 보다 많은 행위’에 근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워싱턴포스트(WP)가 전날 보도한 ‘하나의 약속’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앳킨슨의 진술과 별개로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아는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한 약속 중 일부도 고발 내용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WP와 NYT는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의 대화가 우크라이나와 관련돼 있다고 추가로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내부 고발이 접수되기 약 2주 반 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 관련 수사를 종용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이미 이달 초 두 정상의 통화 녹취록과 통화에 참여한 인사들의 명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그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W.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연루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우크라이나 재벌의 부패 의혹 수사에 간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이 우크라이나 재벌 소유 가스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아왔으며, 해당 재벌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던 검사가 교체된 데는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원 정보위와 외교위 등 민주당의 관련 상임위 지도부는 “2020년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재선을 노린 트럼프 대통령과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정부와 사법기관에 점점 더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사건의 배후로 백악관과 국무부를 지목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