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업가치 평가(Valuation) ❷

2019-08-21 (수) 정동완 공인회계사 전 IRS 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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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평가(Valuation) ❷

정동완 공인회계사 전 IRS 감사관

몇 해 전 TV에서 은행의 임원이 패널로 나와서 하는 경제 토론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그의 첫 마디는 바로 “대출은 담보가치가 아닌 미래 현금흐름 가치에 따라 실행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것은 변화된 금융기관의 경영방향을 말해 주는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회사 론을 받거나 인수합병 등에 있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사가치 평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기업가치란 결국 회사가 보유한 유·무형의 모든 자산을 활용하여 창출하는 수익력을 기초로 한 가치를 말한다. 본래 회사의 가치란 보유의 목적과 동기가 투자자에 따라 다양하므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투자자의 주관적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평가란 어떤 대상을 인식하고 이에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이므로 개인적 가치관을 떠나 완전히 객관적으로 산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평가의 목적에 따라 적합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여 이해관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가치(Fair Value)를 산출할 필요가 있다. 영미의 관련 법규를 찾아보면, 대체로 (1)자산가치법, (2)수익가치법, 그리고 (3)시장가치법 등을 고려하여 회사가치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 자산가치법(Asset-Based Approach)

회사의 가치는 총자산에서 총부채액을 차감하여 산출할 수 있다. 즉, 순자산 가치에 의해 평가하는 방법이므로 이를 ‘자산가치법’이라 한다. 다만 평가자의 관점과 평가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자산가액이 산출될 수 있어,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회사의 브랜드, 노하우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의 가치를 고려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소평가액 산출이라는 측면에서 활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2. 수익가치법(Income Approach)

수익가치란 회사가 미래에 예상되는 수익을 적절한 할인율(이자율)로 현가화(Present Value) 한 개념이다. 회사의 가치는 쉽게 말해,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얻게 될 미래수익이기 때문에 그 논리적 타당성이 인정되고 있다. 다만 미래수익과 Cash Flow의 추정은 예측에 기초를 두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객관성 확보가 어렵고, 실무상 어려움도 가장 크다. 또한 기업가치는 PV=C/(r-)로 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은 ‘숫자나 수식으로 간단히 치환할 수 없는 것을 무리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맞아도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현재 영미권 투자가나 기관투자가들도 활용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이다.

3. 시장가치법(Market Comparable Transactions Approach)

회사와 유사한 비교대상 회사들의 실제 주식거래 가격을 참고로 회사가치를 구할 수도 있다. 동종산업에서 최근 성사된 M&A 거래 가격을 기초로 회사가치를 비교 산출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이나 M&A 시장의 실제 거래 가격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장회사 중에서 유사기업을 선정하는 데 자의성이 개입될 수 있고, 신생업종 등에서는 비교 대상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외에도 회사가치 평가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가치평가 방법이 존재한다.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모형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으며, 모형을 재편성할 필요도 있다.

결국 회사의 가치는 비즈니스의 성격이나 가치 창출의 원천, 그리고 시장의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전문적,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이러한 토대하에서 만이 론이나 인수합병 등에 있어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문의: (213)384-1189

<정동완 공인회계사 전 IRS 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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