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리미엄 소주 잇단 상륙 ‘고급 술’ 경쟁 후끈

2019-08-20 (화) 남상욱 기자
작게 크게

▶ 롯데주류 ‘대장부’·국순당 ‘려’·안동소주 ‘일품’

프리미엄 소주 잇단 상륙 ‘고급 술’ 경쟁 후끈

한인타운 내 한 한인 마켓에 진열된 프리미엄 소주 제품들. LA 한인 소주 시장에도 소주 고급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소주 한 잔을 마셔도 고급스럽게 마시자.”

한국산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가 속속 LA 시장에 진출하면서 LA 한인 소주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직 희석식 소주 시장 대비 미약한 수준이지만 ‘고급 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소주 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류식 소주는 곡물을 발효해 증류시키는 등 까다로운 제조 과정으로 제한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깔끔한 뒷맛에 주정에 물을 탄 희석식 일반 소주에 비해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도 고가이다 보니 특정 소비층에 국한돼 ‘아는 사람만 마시는 고급 소주’의 이미지가 강했다.


LA 주류업계에 따르면 LA 소주 시장에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가 본격적으로 한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으로 롯데주류의 ‘대장부’ 등이 고급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부터다.

현재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은 6개사 10여종이다. 특히 최근 들어 국순당의 ‘려’와 안동소주의 ‘일품’이 연이어 LA 한인 소주 시장에 출시되면서 프리미엄 소주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LA 한인 주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중적인 희석식 소주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급 소주에 대한 수요는 분명 증가하고 있다.

주정에 물과 인공감미료를 섞어 만드는 일반 희석식 소주 시장이 정체 상태를 보이는 것과 달리 쌀로 빚어 증류해 숙성시킨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국세청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755kl에 불과하던 증류식 소주 출고량은 2017년에 1,857kl로 3년 만에 약 2.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1.2% 감소하며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류식 소주 시장의 확대는 폭탄주 대신 가볍게 한두 잔 마시면서 술의 맛과 향을 즐기는 방향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경제력 있는 젊은이들이 나이 드신 어른들이 찾는 일반 소주와 차별된 제품을 원하고 있다”면서 “ 희석식 소주 시장 대비 1%에 불과하긴 하지만 고급 소주에 대한 시장 수요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소주의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비싼 소주’ 이미지에 변화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안동소주의 ‘일품’의 알코올도수 21도와 17도 제품의 경우 6.99달러와 5.99달러로 시장에 나와 그간 고가에 구입을 망설였던 잠재 소비층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KP글로벌’ 라이언 강 대표는 “프리미엄 소주의 확산을 위해 대중적인 가격대를 무기로 출시했다”며 “한인 상권뿐 아니라 고급 술 수요가 많은 타인종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증류주들이 LA 한인 소주 시장에 속속 진출하자 소주업계 대표주자격인 하이트진로도 고급 소주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알코올도수 24도 증류주 ‘1924’를 오는 11월 LA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아메리카 관계자는 “제한된 원액 생산 수급 계획에 따라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 후발 주자격이 됐다”며 “한인 중장년층과 타인종을 중심으로 소주는 싼 술이 아니라 고급 술이라는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