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좀도둑 극성, 눈뜨고 당한다

2019-08-16 (금)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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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영세업주들 고충, 3~4명씩 몰려다니며 시선 분산 유유히 훔쳐

▶ 매장 절도 27% 늘어나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 손님들이 많아 장사하기 너무 어려워요”

오프라인 매장 경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최근 LA에서 매장 절도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백화점 등 대형소매점은 물론 영세 자영업자들까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다운타운이나 한인타운 지역에서 의류판매점이나 액세서리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은 매장 절도가 잦아 신경이 곤두서 있을 정도이다.


LA 한인타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얼마 전에도 붐비는 시간에 물건을 살 것처럼 서있던 한 고객이 계산대 직원이 잠시 한눈 판 사이를 노려 물건을 들고 도주했다”며 “계산대와 출입문이 가깝고 범인이 순식간에 달려 나가 잡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경기도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은데, 이런 일까지 신경써야하니 스트레스와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한 한인 리커스토어 업주도 “3~4명이 한꺼번에 들어와 1~2명이 계산대에 붙고, 계산직원이 한 눈을 판 사이 나머지가 물건을 집어 도망가는 식”이라며 “경기도 좋지 않은 마당에 한 번씩 매장절도가 발생하면 피해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운타운에서 액세서리와 미용용품 등을 판매하는 한 한인업주도 “바쁜시간을 틈타 종종 발생해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피해는 LA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범죄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이 LA경찰국(LAP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상반기 매장 절도 행각인 ‘숍리프팅’(shoplifting) 건수가 3,498건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상반기의 3,396건보다 연간 3% 증가한 수치다.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네이버후드’(neighborhoods) 지역별로는 다운타운에서 가장 많은 328건이 발생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연간 26.6%나 늘어난 수치다.

다운타운 다음으로 카노가팍(273건)이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밴나이스(185건), 노스리지(176건), 볼드윈힐스/크렌셔(148건), 셔먼옥스(147건), 베벌리그로브(124건), 할리우드(98건), 우드랜드힐스(85건) 등의 순이었다. 작년과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스튜디오 시티와 셔먼옥스였다.

LA에서 ‘숍리프팅’은 지난 9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와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2010년에 연 3,558건에 머물던 ‘숍리프팅’ 건수가, 2018년엔 연 6,678건으로 무려 88%나 많아졌다.

LAPD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등 미용용품 업소, 옷가게, 잡화점 등이 가장 많은 ‘숍리프팅’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리커스토어도 주요 피해 업종이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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