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간 이슈] 제3·4당 내홍으로 정계개편 조짐… ‘보수통합’ 주목

2019-07-23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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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 ‘몸싸움’ 분당 수순? 평화 당권파·반당권파 설전

[주간 이슈] 제3·4당 내홍으로 정계개편 조짐… ‘보수통합’ 주목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과 손팻말을 든 위원들. [연합]

제3당인 바른미래당(28석)과 제4당인 민주평화당(14석)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어서 소수 정당 발(發) 정계개편 시점이 당겨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혁신위원회 좌초 위기와 함께 다시 불거진 바른미래당의 극한 계파 대립은 22일 고성과 육탄전을 동반한 ‘막장’으로 치달았다. 민주평화당 당권파와 반(反)당권파는 신당 창당 등을 둘러싸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각각 두 갈래로 결별할 경우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될 개연성이 있고, 나아가 자유한국당이 추진하는 보수 통합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유승민·안철수계와 손 대표·호남계로 양분된다면 한국당과 유승민·안철수계가 손잡고 범보수 통합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호남계와 민주평화당 반당권파가 함께 호남 중심의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손학규 대표 측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 중심의 ‘퇴진파’가 분당(分黨)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권파와 퇴진파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지도부 검증’ 혁신안 안건 상정을 놓고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혁신위원들이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기 전까지는 나가지 못한다”며 복도로 나가려
는 손 대표의 앞을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면에 선 퇴진파 성향 권성주 혁신위원은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한다”며 “이게 손학규식 정치냐.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느냐”고 항의했다. 퇴진파 오신환 원내대표도 가세해 “처절한 절규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좀 해달라”고 손 대표를 압박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당권 경쟁은 처절한 게 없다”며 “명분이 없는 단식을 그만하라”고 일축했다. 10여분 동안 밀고 당기기를 하던 손 대표 측은 결국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단식 11일 차인 권 혁신위원이 바닥에 쓰러지면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민주평화당에서 당권파는 반당권파가 신당 창당 등을 염두에 두고 결성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반당권파는 정동영 대표 퇴진 요구로 맞섰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뜻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안정치연대’라는 탈당 그룹을 결성한 것은 해당 행위”라며 “대안정치연대를 해산하고 정상적인 당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반당권파인 유성엽 원내대표와 최경환 최고위원은 지난달부터 정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서진희 청년 최고위원은 반당권파를 주도하는 박지원 의원을 겨냥해 “박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직을 명예롭게 마치고 정계 은퇴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대변인은 “정 대표의 반성과 결단만 있으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더 커질 수 있다”며 정 대표의 퇴진 결단을 요구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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