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전백승 부동산 불패 투자는 옛말?

2019-07-20 (토) 남상욱 기자
작게 크게

▶ 높게 사고 각종 비용 고려하면 손해 볼 확률도 높아… 증시에 비해 수익률 낮아

백전백승 부동산 불패 투자는 옛말?

미국인들이 부동산 투자가 최고의 장기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각종 경 비와 유지비가 소요돼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AP]

‘부동산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는 없다’는 생각에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인들도 부동산 투자를 최고의 장기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비용을 고려하면 부동산 투자 결코 ‘남는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여전히 진행중인 ‘부동산 불패 신화’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9일 보도했다.

온라인 금융 정보업체 ‘뱅크레이트닷컴’이 지난달 25~30일 사이에 전국에서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년 간 장기 투자처로 부동산을 선택한 응답자가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에 이어 주식투자 20%, 현금투자 19%, 원자재 11% 순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선호 응답자가 1년 새 9%포인트 늘어난 반면 주식은 12%포인트, 현금투자는 5%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특히 밀레니얼세대 중 36%가 부동산을 투자처로 선호하고 있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 선호도가 31%를 기록한 것은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미국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그만큼 부동산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투자처라는 인식이 미국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이 장기 투자처로서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갖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의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2000년 이전과 비교하면 현재의 부동산 투자는 증시 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주택 평균가격은 13%가 인상됐다. 반면 S&P 500 증시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125%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투자에 비해 증시 투자가 무려 10배 이상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에는 거래시 각종 경비가 발생하며 판매할 때까지 유지비가 소요된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간과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주택 소유시 수리와 유지에 드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더 강하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 유지비에만 연 3,0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가령 30만달러 주택을 구입하면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을 합해 7만달러를 초기에 투자해야 한다. 최고 신용점수라고 가정하면 매달 1,130달러 페이먼트가 발생한다. 주택을 5년간 보유했을 때 이자와 관련된 비용으로 4만5,000달러, 세금과 기타비용으로 약 2만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만약 40만달러로 이 주택을 다시 되팔았다면 에이전트비와 판매관련 비용 등을 내고 나면 실제 이익은 2만2,000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초기 투자비 7만달러를 증시에 투자했을 때 5년 후인 현재 3만4,000달러의 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부동산 투자가 증시 투자에 비해 결코 높은 투자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백전백승 투자처로서 부동산에 대한 인식은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확고하게 남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