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갚아도 갚아도 늘어나는 ‘학자금 빚’

2019-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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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71%가 빚더미, 매년 급증 사회문제화

“학자금 빚이 정말이지 종신형 같아요.”

오는 가을 UC버클리에 입학하는 19살 헤일리 월터스는 벌써부터 어깨가 무겁다.

5년 뒤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 곧바로 10만 달러라는 ‘학자금 빚더미’에 올라앉기 때문이다.


월터스는 장학금으로 일부를 충당하고서도 연간 2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을 대려면 대출을 받아야 할 거라고 했다.

월터스의 사례는 성인이 된 후 학자금 상환 부담을 지고 살아가는 미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AFP통신은 24일 보도했다.

현재 4,500만 대졸자들은 총 1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빚을 안고 있다.

학자금 빚 총액은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증가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산층에서조차 자녀의 학자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 학생 중 71%가 학자금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비영리단체 ‘학자금 빚 위기’(Student Debt Crisis) 기획이사인 코디 후나니안은 “올해 공립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은 평균 3만5천 달러 빚을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흑인 등의 소수자 집단에 학자금 빚은 더욱 삶을 옥죄는 사회문제다.


문제는 ‘빚이 빚을 낳아’ 장학금을 받아도 빚을 갚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자가 붙어 나가면서 계속 상환을 해 나가는데도 학자금 대출 잔액이 오히려 더 늘어 상환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후나니안은 “학자금 빚 3만 달러를 매달 150여 달러씩을 갚아 나가고 있는데, 이자가 계속 붙는 바람에 그동안 쌓인 이자마저도 상환하지 못했다며 “매달 돈을 갚는데 빚이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학자금 빚 문제는 2020 미 대선에서도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1조6,000억 달러의 대학 학자금 빚 전액을 연방정부가 탕감하고, 공립과 커뮤니티 대학, 직업학교 등의 학비를 모두 무료로 할 것을 촉구하는 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자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올 초 소득수준에 따라 학자금 빚을 차등 탕감하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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