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리 칼리지’ 대선 레이스 핫이슈로 부상

2019-06-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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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칼리지’ 대선 레이스 핫이슈로 부상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 나선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은 4년제 공립대학 완전 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후보 대부분이 다양한 형태의 대학무상교육 공약을 제시하면서 이 문제는 2020 레이스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AP]

전국적 무대에서 사라졌던 대학 무상교육 운동이 백악관을 열망하는 민주당 후보들 간에 뜨거운 쟁점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 나선 23명 후보들 가운데 최소한 18명이 일정 형태의 대학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매사추세츠의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은 모든 공립대학의 학비 전액 무료를 약속하고 나섰다. 미네소타의 에이미 클로버샤 연방상원의원은 2년제 대학 학비면제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뉴욕의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연방상원의원은 공공서비스를 조건으로 한 무상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후보들의 이런 공약은 점점 더 대학교육을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위기론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나온 것들이다. 이 문제는 곧 열릴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대학들은 주정부 자금지원 삭감으로 어쩔 수 없이 학비를 인상했다고 주장해 왔다. 학생들은 융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올 학자금 부채 총액은 1조6,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 중산층에게조차 대학교육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 되고 있다.

대학무상교육 플랜을 모두 아우르는 말인 ‘프리 칼리지’는 점자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테네시 주의 커뮤니티칼리지 무상교육에서부터부터 연 소득 12만5,000달러 이하 가구에 대해 공립대학 학비무료 혜택을 주는 뉴욕 주의 엑셀시어 스칼라십에 이르기까지 거의 20개 주가 일정 형태의 대학무상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주 프로그램들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엇갈리고 있다. 비판자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자금 부족이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자격조건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진보적 싱크탱크인 데모스의 부원장인 마크 헬스맨은 “이 문제가 개선은커녕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몬트 연방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택장관을 지낸 줄리언 카스트로의 플랜들은 모든 공립대학 학비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플랜이 한층 더 많은 미국인들에게 대학교육을 제공해주고 학생들의 부채 의존을 크게 줄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워런은 다른 수준의 학교교육과 마찬가지로 대학 또한 “모든 이들이 혜택을 받고 부채 없이 졸업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클로버샤와 전 부통령 조 바이든 등 다른 후보들은 커뮤니티칼리지 무료학비 같은 보다 더 온건한 플랜을 지지하고 있다. 도 학생들은 학자금 부채 없이 졸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들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비 뿐 아니라 교과서 값, 생활비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지원하는 이 같은 내용의 ‘부채 프리’ 플랜들은 캘리포니아의 카말라 해리스 연방상원의원과 인디애나 사우스밴드 시장인 피트 부티지지 등이 지지하고 있다.

전국적인 대학무상교육 방안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민주당내에서 지지를 얻기 시작했으며 2016년 예비선거 때 뜨거운 이슈가 됐다. 하지만 이 방안에 적대적인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논의는 위축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학생들이 융자를 너무 쉽게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대학들이 학비를 마구 인상해 학자금 부채사태를 야기 시켰다고 비판한다.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 샌더스는 대학무상교육 이슈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슈화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민주당 후보지명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처음엔 이 아이디어를 비판하다가 결국 비슷한 플랜을 채택했다. 2020년 레이스를 겨냥하고 있는 지금 민주당 후보들은 적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무상이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보다는 어떤 모델이 최상이며 어떻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헬스맨은 “이 논쟁은 놀라운 모습으로 변화해 왔다. 2008, 2012년 레이스에서는 중요한 논쟁거리가 되지 못했던 이슈”라고 말했다.

대부분 후보들에게 ‘프리 칼리지’는 학자금 부채와 대학교육 접근성이란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부분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몇 몇 후보들은 학자금 부채 재융자 금리를 낮춰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부채의 상당부분을 탕감해 주겠다고 공약한 후보들도 있다.

이런 공약들은 학자금 부채를 상황하고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툴레인 대학 경제학과 더글러스 해리스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유권자들 가운데 5분의 1정도는 학자금 부채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는 대단히 큰 비율이며 어떤 것의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그것은 자연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무상교육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비용이다. 워런의 플랜에 들어가는 비용은 10년에 걸쳐 총 1조2,5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샌더스의 플랜에는 1년에 4,700억달러가 소요된다. 두 후보는 비용을 연방과 주정부가 나누고 월스트릿과 부자들 과세를 통해 조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이런 지출은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클로버샤는 모든 이들을 위한 대학무상교육 아이디어에 반대한다. 대신 근로자들이 대학교육에 대비하고 노동시장의 부족을 메워주는 수단으로서 2년 칼리지 무상교육을 제시한다. 클로버샤는 아이오와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직업시장 현황으로 볼 때 1년 혹은 2년 학위자로 충원될 수 있는 일자리들이 많다”며 학생들은 일단 커뮤니티칼리지로 진학한 후 “후에 4년제 학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하와이 주 브라이언 섀츠 연방상원의원은 모든 학생들이 융자를 받지 않고도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주정부들과 파트너십을 맺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3월 재상정했다. 이전 회기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현재는 민주당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물론 지지자들 가운데는 질브랜드, 해리스, 워런, 그리고 뉴저지 주 코리 워커 같은 2020 대선후보들이 포함돼 있다. [AP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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