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부모들 “목돈 쓰는 여름방학 싫어”

2019-06-24 (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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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집에만 둘 수 없고, 각종 학원비·서머캠프 등

▶ 평소보다 비용부담 2~3배

학부모들 “목돈 쓰는 여름방학 싫어”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부모들의 자녀 양육비 부담이 평소보다 더 늘어나는 것은 한인 부모나 미국 부모나 마찬가지다.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AP]

#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한인 A씨는 여름방학 시즌이 싫다고 했다. 경제적 부담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11학년과 10학년인 두 아이의 여름방학 특별 학습 프로그램 등록 비용만 4,000달러가 넘었다. 방학 동안 집에서 놀면 뒤쳐질 것 같기도 하고 돌봐줄 사람도 없고 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A씨는“걱정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은 했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신용카드 청구서를 어떻게 막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방학 시즌에 접어들면서 한인 학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만 간다. 방학 동안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각종 비용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한인 학부모들의 자녀 양육비의 부담은 더 커진다. 여름 특별 입시학원비부터 예체능 특수 과외비에 한국 방문 비용에 이르기까지 평소보다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각종 비용 부담이 2~3배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13세 미만의 자녀들을 둔 맞벌이 가정은 방학을 맞아 애프터 스쿨 비용이 데이케어 비용으로 바뀌면서 자녀 한 명당 200~300달러 가량 더 지출해야 한다. 아침부터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시간까지 맡아볼 학원들을 찾아야 하는 일은 덤이다.

한인 학부모들에게서 “여름방학이 두렵다”는 말은 이제 하나의 계절적 표현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

사실 여름방학 경제적 부담은 비단 한인 부모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부모들도 여름방학 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온라인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올해 여름방학 시즌 동안 자녀 양육비는 자녀 1명당 평균 998달러로 조사됐다. 미국 학부모 중 19% 정도는 자녀 1명당 월 2,000달러를 쓰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모들의 상당수가 자녀 양육비로 연 1만2,617달러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 1명당 매월 1,000달러 정도를 지출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자녀 양육비는 살고 있는 지역과 경제적 수입 규모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

가구 연수입이 8만달러 이상인 부모들의 54%가 여름방학에 자녀 양육비를 더 부담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수치는 4만달러인 경우 37%로, 4만달러 이하가 되면 31%로 떨어진다. 수입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여름방학 자녀 양육비를 더 많이 부담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기간 경제적 부담을 크게 져 가면서 값비싼 학업에 치중하기 보다는 부모와 함께 주변을 돌아보면서 함께 시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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