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OPT 처리지연 유학생 속타

2019-06-18 (화)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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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십 앞 MIT 졸업한인, 4개월째 무소식 애태워

▶ 아이비 대학들 개선 촉구

OPT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한인 유학생 등 외국인 졸업생들의 취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메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캐시 최씨는 ‘졸업후 현장취업실습’(OPT)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3일부터 유명 IT기업에서 인턴십을 시작하기로 돼 있었지만 OPT가 아직 나오지 않아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난 2월 연방이민서비스국(USCIS)에 OPT를 신청했는데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인 것. 최씨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OPT를 신청했다고 생각했는데 4개월이 다 지나도록 나오지 않아 황당하다”며 “어렵게 잡은 기회를 OPT 때문에 놓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연방 의회가 미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허용하고 있는 ‘현장취업실습’(OPT) 프로그램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6월15일자 A1면>, 연방이민국의 OPT 처리 지연으로 미국에서 직장을 잡으려는 한인 유학생 등 외국인 졸업생들이 비상에 걸렸다.

OPT는 시작 후 90일 이내에 직장을 잡아야 1년 체류가 허용되기 때문에 대개 일을 시작하기 전 90일 이내에 신청하는데 현재는 5개월 이상 소요되고 있어 졸업생들이 어렵게 일자리를 구하고도 일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의 경우 심지어 취업이 아예 취소되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자 프린스턴대학 등 일부 대학들은 최근 “OPT 처리 기간 지연으로 졸업을 한 유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이민국에 발송하고 처리 기간 개선을 촉구했다.

각 대학들은 서한에서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지난 2년간 미국대학 유학생들의 수는 줄어든 반면 유학생 비자 처리 기간은 46%가 길어졌다”며 “이로 인해 재능있는 유학생들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MIT와 예일대, 다트머스대학 등은 OPT 처리가 장기화되자 학위과정을 이수하면서 취업할 수 있는 CPT 과정을 추가 개설하고 학생들의 편의를 돕고 있는 실정이다.

CPT는 OPT와 달리 2~4주면 노동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위에 필요한 과정이어야 하고 전공에 따라 CPT를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약이 뒤따른다.

연방이민서비스국(USCIS)은 이에 대해 “노동허가 신청이 폭주해 적체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시정할 수 있는 계획을 적용한 만큼 곧 처리 시간이 개선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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