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대한 도전, 전설이 되다

2019-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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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 신화 달성

▶ 우크라이나에 1-3 고배… 이강인 골든볼 수상

위대한 도전, 전설이 되다

이강인이 전반 5분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고 있다. <연합>

젊은 태극전사들의 위대했던 도전이 전설로 막을 내렸다.

지난 15일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 정정용호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반 5분 이강인(발렌시아)의 페널티킥으로 얻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의 고배를 마셨다.

비록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해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남았지만 정정용호는 이번 대회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위대한 도전을 이어간 끝에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사에 또 하나의 전설을 썼다.


‘죽음의 조’를 조 2위로 통과한 뒤 16강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꺾었고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역대 최고급 명승부 끝에 승리해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박종환호가 세운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에콰도르를 꺾고 첫 결승까지 오르면서 남자팀으로 사상 첫 FIFA 대회 우승에 도전했는데 비록 우승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 없는 도전이었고 환호와 감격으로 가득했던 여정이었다.

한편 팀의 막내이면서도 에이스이자 리더로 이번 대회에서 2골과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위대한 도전을 이끌었던 이강인은 경기 후 벌어진 시상식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골든볼을 수상했다.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골키퍼 안드리 루닌은 대회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오세훈과 이강인을 투톱, 조영욱과 김세윤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3-5-2 전술로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킥오프 2분 만에 행운을 만났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김세윤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를 시도하다 우크라이나 수비수 다닐로 베스코로바이니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으나 비디오판독(VAR) 심판의 교신을 받고 모니터로 김세윤의 충돌 장면을 되돌려본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골키퍼 루닌을 완전히 속이고 선제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잇단 강행군에 체력이 소진된 탓인지 전반 내내 패스 미스와 볼 컨트롤 실수를 연발하며 우크라이나에 주도권을 뺏겼고 전반 34분 프리킥 세트상황에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수비에 합류한 오세훈이 프리킥을 헤딩으로 걷어냈으나 볼이 페널티아크에 있던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갔고 이 볼이 다시 골문 앞으로 투입되자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볼 점유율 38%에 그쳤던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세윤을 빼고 발 빠른 엄원상을 투입, 4-2-3-1 전술로 전환했으나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여전했고 후반 7분 끝내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오른쪽 풀백 유킴 코노플리아가 자기 진영부터 오른쪽 측면으로 돌파해 들어올 때 막지 못하면서 순간적으로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고 코노플리아의 전진 패스를 수프리아하가 오른발로 차 넣어 경기를 뒤집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조영욱 대신 전세진을 투입하며 총 공세로 나섰다. 후반 19분 이강인의 정확한 크로스를 엄원상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볼을 머리에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후반 23분과 24분엔 이강인의 예리한 프리킥과 코너킥이 잇달아 우크라이나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는데 특히 24분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을 이재익이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은 우크라이나 골키퍼 루닌의 기막힌 선방에 막혀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계속 우크라이나 문전을 두들겼으나 소득이 없던 한국은 후반 44분 중원에서 볼을 빼앗기며 역습으로 치명타를 맞고 말았다. 우크라이나의 허르히 치테쉬빌리는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치고 들어간 뒤 정확한 왼발 슈팅을 한국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아 넣어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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