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2019-05-23 (목) 12:00:00 김창호 일리노이대 명예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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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김창호 일리노이대 명예 석좌교수

금년 들어 교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화두는 아마도 자율주행 자동차일 것이다. 대화의 중심에는 언제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하게 되고 그때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있다. 스마트 카라고도 하는 자율주행차는 영어로 완전 자동자율주행자동차(FAAVs-Fully Automated Autonomous Vehicles)이며 자동주행 5단계 중 4 또는 5단계의 자동주행이 가능한 차를 뜻한다.

2019년 1월 라스베거스의 국제 가전제품박람회(CES)에 선보인 구글의 웨이모(Waymo)는 돌발 상황이 예상되는 도로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4단계 자율자동차이며, 2020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많은 자동차 제조회사는 물론 인텔, 테슬라 등도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운전면허증이 없어도 차를 불러 탈 수 있는 자율주행 5단계의 자동차는 무인자동차이며 운전자의 개입을 거의 요하지 않고 복잡한 도로에서도 자동으로 주행하는 차로 앞으로 5년 안에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 즉 3만달러 정도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자동 주행차의 개발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가격 및 제도가 아직 뒷받침해주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 제도적인 문제 중 혹시 모르는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되어야 한다. 보험회사의 많은 규정이 새로이 정비되어야 할 것이며 차량 제조회사의 책임, 탑승자의 책임, 정부의 책임, 도보자의 책임 소재 등이 명확히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이 우리에게 주는 변화는 상당히 크다. 아마도 생활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인구 5명 중 한명은 운전할 수 없는 심신미약자, 장애인, 시니어들인데 그들에겐 크나큰 희소식이다. 이젠 남에게 부탁하지 않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필요하면 병원 또는 의사를 보러 갈 수 있게 된다.

또한 자동차 수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현재 미국의 1억3,000만 가구는 평균 2.2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가구 당 1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자 없는 우버나 리프트가 언제 어디서나 3분 안에 오고 또 목적지에 도착하여 주차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온다면 아마도 가구당 차 한대로 만족하게 되지 않을까? 특히 현 우버의 50%가 인건비임을 고려할 때 무인 자율주행 우버의 가격도 상당히 내려갈 것이다.

또한 대도시에서 주차장 면적이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한 가정 1대를 가정하고(1억3,000만대) 줄어든 차량 수(1억5,600만대)의 20%만큼만 자동주행차(3,100만대)가 증가한다는 가정을 하면 주차 면적은 약 45% 줄어들게 된다. 미국 전체에서 이는 약 720스케어마일의 면적이며 로드아일랜드 주의 50%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한 도시의 주차면적 45%가 공원녹지, 문화공간 또는 택지로 전용된다면 도시의 면모는 얼마나 크게 바뀌게 될까?

그런데 차량 수가 감소된다 해도 오일 수요는 오히려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총 주행거리는 줄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전기 충전에 필요한 발전용으로 대체 에너지가 없는 한 오일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하루 3,100만대의 충전에 필요한 전기만도 대략 2,170GWh로 추정되며 하루 2,500만 배럴의 오일을 필요로 하는 발전량이다.

이것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너무 크다.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 및 자동주행차 시대가 한국에도 곧 올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를 충전하는데 필요한 전기 수요는 700GWh로, 현재 한국의 석탄 이용 총 전기생산량과 동일하며 원자력 발전 총량의 2배에 해당하는 수요이다.

기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면 도심의 소음 및 대기오염이 감소될 것이며 직업 운전기사 및 보험회사 직원 수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된다. 교통사고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라 변호사의 역할 및 보험료의 변화도 예상된다. 도시 재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즉 판매세, 유류세, 자동차 등록, 파킹 미터에서 나오는 세수의 감소로 각 시의 재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창호 일리노이대 명예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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