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켑카에게서 우즈가 보였다”

2019-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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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GA 챔피언십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사상 최초 US오픈-PGA 챔피언십 2연패

▶ 개인 통산 6승 중 메이저서 4승 휩쓸어 “전성기 우즈와 맞먹게 될 것”예상까지

“켑카에게서 우즈가 보였다”

PG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지은 마지막 퍼팅 후 포효하는 브룩스 켑카. [AP]

“앞으로 2~3년 더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와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이번 주 모습은 우즈 같았다.”

골프닷컴은 19일 브룩스 켑카(29·미국)가 PGA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자 이렇게 썼다. 새롭게 떠오른 ‘메이저 사냥꾼’ 켑카가 본격적으로 ‘전설’과 비교되기 시작한 것이다.

켑카는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코스(파70·7,459야드)에서 열린 제101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 에서 나흘간 선두를 놓치지 않고 독주한 끝에 2위 더스틴 잔슨(미국·6언더파)을 2타 차로 제치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이로써 켑카는 지난 2017년과 지난해 US 오픈, 지난해와 올해 PGA 챔피언십에서 모두 2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2017년 US 오픈부터 이번 대회까지 마지막 9개 메이저에서 4승과 준우승 1회라는 빛나는 성적을 수확했다. 메이저에서 이 정도의 강세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2000년부터 2002년 US 오픈까지 출전한 11개 메이저 중 7승을 쓸어담은 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US 오픈과 PGA 챔피언십 2연패는 우즈도 못해본 사상 최초 기록이다.

PGA 챔피언십을 나흘 내리 선두 질주 끝에 우승한 ‘와이어 투 와이어’는 1983년 할 서턴(미국) 이후 36년 만이었다. 아울러 켑카는 매스터스가 시작된 1934년 이후 우즈, 필 미컬슨, 탐 왓슨, 잭 니클러스(이상 미국)에 이어 5번째로 3년 연속 메이저 우승을 기록한 엘리트 대열에 합류했다.

켑카의 메이저 강세 원동력으로는 폭발적인 장타와 흔들림 없는 정신력이 꼽힌다. 길고 험난한 코스 세팅과 우승 경쟁 중압감을 이겨내는 능력도 메이저 사냥꾼에게는 필수적인 조건들이다. 근육질의 장타자 켑카는 ‘수퍼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여자친구인 영화배우 겸 모델 제나 심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강한 멘탈을 타고났다. 한 가지 일에 초집중(hyper-focused)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유럽 2부 투어를 경험하며 웬만해서는 흔들리는 법이 없다.

이번 대회 우승에서도 이런 켑카의 메이저 강세 기질이 돋보였다. 우즈 등 최정상급 선수들을 주눅 들게 하는 장타로 까다로운 블랙코스를 요리했다. 첫날 7언더파를 몰아쳤고 3라운드가 끝났을 때는 무려 7타 차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았다. 이날 싱거운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후반 갑작스러운 난조를 보이며 2위 잔슨에게 1타 차까지 추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끝내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우승상금 198만달러(약 23억6,000만원)를 받은 켑카는 올 1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았고 시즌 상금 1위에 오르며 페덱스컵 랭킹에선 2위로 올라섰다. 켑카는 경기 후 “더 이상 남은 홀이 없다는 게 다행이었다”면서 “그래도 성공적인 라운드였다. 내 손으로 이뤄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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