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수리 업체 ‘워컴’ 미가입 땐 집주인 책임

2019-05-20 (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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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 공사라고 방심했다 사고로 인부 다치게 되면

▶ 자칫 큰 피해로 이어져, 가입여부 사전 확인 필수

주택수리 업체 ‘워컴’ 미가입 땐 집주인 책임

단기 주택 수리를 위해 고용한 인부들이라도 워컴 가입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AP]

#한인 김모씨는 자신의 주택 수리를 위해 히스패닉 일용직 인부를 고용해 일을 시키다 생각하지 못한 봉변을 당했다. 김씨는 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알게 된 인부 2명을 고용해 4일에 걸쳐 주택 곳곳의 수리를 맡겼다. 수리가 끝나고 얼마되지 않아 인부 중 1명이 작업 중 다쳤다는 이유로 김씨에게 치료비와 보상금을 요구했다. 주택 수리를 맡기면서 인부들이 종업원상해보험(워컴)에 가입했는지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김씨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싼 임금을 제시한 인부들을 고용한 것이 결국 큰 비용을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씁쓸해 했다.

주택 공사를 위해 고용한 인부라고 하더라도 ‘워컴’이라 불리는 종업원 상해보험(worker’s compensation)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주택 수리를 맡겨 사고를 당하게 되면 주택 소유주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해 주의가 요망된다.

주택 소유주들이 짧게는 1~2일에서 아무리 길더라도 2~3주 이내에 끝나는 단기 공사일 경우 워컴 가입 확인 절차를 생략한 채 공사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사고 발생 시 집주인을 상대로 클레임을 제기하는 사례도 많다는 게 노동법 관련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주 노동법(2750.5)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인부들은 일단 주택 소유주가 고용한 종업원으로 간주된다.

종업원에 대한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고용주인 것처럼 주택 공사를 맡기 주택 소유주가 인부들에 대한 고용주가 되는 셈이다.

고용된 인부가 워컴에 가입되었는지를 공사를 맡기기 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그나마 주택 수리의 규모가 크고 공사 기간도 장기일 경우에는 나은 편이다. 주택 공사 전문업체에 맡겨 사고에 대한 책임을 업체가 지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전문업체가 라이선스와 함께 워컴에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건축 및 주택 공사 전문업체의 허가 여부는 가주 건축업자 라이선스 보드 웹사이트(www.cslb.ca.go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정원사, 수리공, 지붕 고치는 루퍼, 나무깎는 트리머처럼 단기간 고용되어 일하는 인부들이 다쳤을 경우이다.


이들이 워컴에 가입되지 않았다면 주택 관련 수리 중 입은 상해에 대해 이들을 고용한 주택 소유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홈오너 보험은 임시상해보험(Occasional Workers’ Compensation Risks) 커버리지를 포함하고 있는데, 정원사나 가정부처럼 주택 외부에서 10시간 이하 또는 내부에서 20시간 이하만 일하는 임시종업원 (Occasional Worker)들이 다쳤을 경우에 커버리지가 제공된다.

따라서 주택 수리 도중 다쳐서 워컴 클레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체 상해보험을 갖추고 있는 허가받은 전문업체나 업자를 고용해서 공사를 해야 한다는 게 노동법 변호사들의 지적이다.

한 한인 보험회사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공사라도 돈을 아끼려다 수만달러를 손해볼 수 있다”며 “비록 비용이 더 들더라도 워컴에 가입해 있는 정식업체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워컴이 없을 경우 하청업체나 원청업체뿐만 아니라 홈오너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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